HOME  >  미분류  >  미분류

[빛과 소금-윤중식] 기도의 빈곤과 한국교회



“이 세상에 단 하나의 빈곤이 있을 뿐이다. 그것은 기도의 빈곤이다.” 고아들의 아버지로 불리는 ‘기도의 성자(聖者)’ 조지 뮬러가 남긴 명언이다. 그는 젊은 시절 아버지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훔치는 좀도둑이자 술과 도박에 빠져 지낸 불량소년이었다. 그런 그가 그리스도인이 돼 모든 가르침과 물질의 공급은 사람이 아닌 오직 하나님께만 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재산을 맡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까지 밤낮으로 기도하며 마침내 ‘5만번의 기도 응답’이라는 기적을 이뤘다.

한국 사회와 교회의 부흥과 성장도 경향각지 새벽종 소리와 함께 이어진 예배와 기도 덕분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20세기 초부터 시작된 한국교회의 독특한 새벽기도 열정은 이젠 세계 교회 지도자들에게 더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교회에서 이웃을 위해 여럿이 기도하는 중보기도는 한국교회의 독특한 문화로 각인돼 있다.

하지만 최근 중보기도 소리가 줄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통령과 위정자를 위한 기도가 사라진 지 오래라고 한다. 그래서 오늘의 한국 사회가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는 지적도 많다.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안보, 교육, 심지어 종교까지 어느 하나 병들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온전한 곳이 없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열정과 갈망이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불안해하는 건 왜일까. 과연 ‘대한민국호’가 어디로 향해야 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간절히 구할 것은 무엇일까.

이 땅에 기도의 물결이 다시 일렁이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덴마크의 철인 키르케고르는 기도를 영혼의 호흡이라고 했다. 왜 기도해야 하느냐는 질문은 왜 숨을 쉬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호흡을 멈추면 죽듯이 기도를 멈추면 죽은 것과 다름없다.

“요즘 나는 너무 바빠서 하루 3시간씩만 기도하는 데 바치고 있다. 만약 내가 하루 1시간조차 기도하지 못한다면 그날의 승리는 하나님이 아니라 마귀에게 돌아가고 만다.” 500년 전 종교개혁의 시초를 제공했던 독일 신학자 마르틴 루터가 남긴 말이다. 기독교인에게 기도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평생을 거쳐 수행해야 할 과제다. ‘천국이란 무릎으로 전진하는 나라’라는 말이 있다. 20세기의 성녀로 일컬어지는 마더 테레사는 생전에 “기도의 열매는 지혜가 되고, 사랑의 열매는 봉사가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기도의 씨앗을 심으면 사랑의 꽃이 피고 봉사의 열매가 맺힌다는 뜻이다. 모든 것은 기도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인은 삶이 고단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기도를 게을리하고 있다.

기도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기도의 무릎을 꿇으면 하늘 문이 열린다. 답답했던 삶에 환한 빛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신기하게도 불가능하던 일이 술술 풀린다. 꼬였던 것이 풀어지기 시작한다. 기도의 시간에 온갖 해결책이 떠오른다. 신비한 섭리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기도하며 걷다 보면 어느덧 함정과 지뢰밭도 무사히 지났음을 알게 된다.

기도하면 감추었던 미래와 축복이 나타난다. 기도하면 인생을 향한 크고 놀라운 계획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기도하면 천사의 손길이 돕는다. 기도하면 나를 위하여 누군가가 움직인다.

둘이서 기도하면 하늘 문이 열린다. 부부가 마음을 합해 기도하면 그 가정에 불가능한 일이 사라진다. 기도하는 부부는 가장 강한 사람들이다. 기도하면 큰 문제가 작아진다. 문제를 내려다보게 된다. 기도하면 사람들의 인기와 인정에서 자유로워진다. 기도하면 용서의 힘이 생긴다. 기도하면 상처가 치유되고 마음이 넓어진다. 기도하면 더 깊은 은혜의 사람, 더 놀라운 능력의 사람이 될 수 있다.

위대한 복음 전도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기도는 아침의 열쇠요, 저녁엔 자물쇠”라면서 “기도가 생활 속에 녹아들어야 삶의 문제들이 해결되면서 평화를 누릴 수 있다”고 역설했다. 찰스 스펄전은 1800년대 런던의 한 교회를 오래도록 섬기는 동안 ‘내가 너를 내 손바닥에 새겼고’(사 49:16)란 말씀을 수없이 강조했다. “주님의 손에 있는 그 상처는 무엇입니까. 주님의 백성들 이름이 손바닥에 진정 새겨질 수 있도록 주님은 십자가에 달리셔야 했습니다.”

기도하기 참 힘든 세상이다. 그래도 기도가 답이다. 주님이 우리를 잊으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면 손바닥을 펴보자.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당신의 손에 지울 수 없는 표시를 새겨놓으셨다.

윤중식 종교기획부장 yunjs@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