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로축구 3부 리그 세리에C에서 20대 0이라는 황당한 스코어가 나왔다.
이탈리아 북부 피아첸차를 연고로 하는 프로 피아첸차는 17일(현지시간) 쿠네오와의 원정 경기에서 0대 20으로 대패했다. 3부 리그지만 올해로 창단 100주년을 맞는 팀이 20골이라는 ‘핸드볼 스코어’로 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프로 피아첸차가 20골이나 내준 것은 정상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ESPN에 따르면 프로 피아첸차는 재정난으로 선수 및 구단 직원들에게 임금을 제때 주지 못해 선수들이 원정을 보이콧했다. 올 시즌 이미 3차례나 몰수 패를 당한 프로 피아첸차로선 한 차례 더 몰수 패를 당할 경우 리그에서 퇴출될 수 있어 어떻게든 경기를 치러야 했다.
그래서 10대를 주축으로 팀을 급조해 경기에 나섰으나 뛸 수 있는 선수는 7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1명은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아 장비 담당 직원이 다른 선수 유니폼을 빌려 테이프로 이름을 가리고 선발 출전했다. 프란체스코 기렐리 세리에C 회장은 “스포츠와 스포츠의 원칙에 대한 모독”이라며 “모든 팬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