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지훈련 중 카지노 출입으로 물의를 빚은 LG 트윈스 선수들이 솜방망이 징계를 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8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해외 전지훈련 중 카지노에 출입한 LG 선수에 대해 심의했다. KBO는 차우찬과 오지환 임찬규 등 선수 3명에게 엄중 경고조치하고, LG 구단에는 선수단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5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물의를 빚은 선수에 대한 처벌 수위가 너무 낮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경고란 어떠한 물리적 제재 없이 말 그대로 해당 행위에 대해 주의를 주는 것이다.

특히 최근 체육계가 잇단 사건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최고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가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오히려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는 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 야구팬은 포털 게시판에 “KBO가 뿌리부터 뽑을 생각은 안하고 이런 식으로 낮게 징계를 하니 계속 도박 사건이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KBO는 이들과 함께 카지노에 출입한 심수창은 이번 징계에서 아예 제외해 더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KBO는 “이번 사안이 형법상 처벌대상이 아니다”면서도 “클린베이스볼 정신에 위배된 품위손상행위인 것으로 판단해 야구규약 제151조에 의거,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심수창은 카지노에 간 것은 맞지만 베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KBO는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할 계획이다. 또 사행성 오락 게임의 클린베이스볼 위반 여부 판단에 대해 구단과 시행세칙을 논의해 시행할 예정이다. LG 관계자는 “KBO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해당 선수들도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 앞으로 선수단 관리에 만전을 가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차우찬과 오지환 임찬규 심수창은 지난 11일 팀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호주 블랙타운의 한 카지노에 들렀다. 현장에 있던 한 야구팬이 차우찬이 카지노 베팅에 참여하고 오지환과 임찬규가 이를 웃으면서 지켜보는 모습을 찍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뒤 파문이 커졌다. 이후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4개 구단은 선수들에게 카지노는 물론, ‘파칭코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