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바다. 사람들이 붐비는 이곳은 인구 14만명의 ‘바다의 땅’ 경남 통영이다. 대한반도 끝단에 위치한 통영은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사령부가 있었고, 임진왜란 때 일본과의 전투에서 23전 23승의 세계 전쟁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으로 유명한 유서 깊은 곳이다. 뿐만 아니라 윤이상, 전혁림, 김춘수, 유치환, 김상옥, 박경리 등 문학 음악 미술 등에서 걸출한 예술가들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이곳 사람들은 통영을 ‘동양의 나폴리’라 부른다.
통영은 2015년 유네스코의 심사를 거쳐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로 선정됐다. 통영오광대, 승전무 등 전통 음악을 비롯해 통영국제음악제,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등 시즌이 되면 시내 곳곳에서 열리는 프린지 페스티벌로 음악 인프라가 풍성한 곳이다. 최근에는 포브스가 주최한 2019 소비자선정 최고의 브랜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관광도시로 매김하고 있는 통영에선 4개국에만 있는 스카이라인 루지, 그리고 최근에 생긴 어드벤처타워 등 액티비티한 관광을 즐길 수 있다.
통영 시내에 위치한 문화마당(강구안)은 주변 관광지인 동피랑 벽화마을과 서피랑, 중앙수산시장, 한산대첩광장, 이순신공원과 밀접해 있다. 주변에 전통 식단으로 차린 맛집들과 카페들이 많아 통영 관광객이라면 꼭 한 번은 들리게 되는 곳이다.
원래 문화마당은 통영거북선 등 옛 통제영 8전선이 항시 정박하던 ‘선소’였다. 병선이 닿는 곳이라서 ‘병선마당’으로 불렸고 매년 봄가을에 수군들의 수군점호와 해상훈련을 거행했다. 일제강점 초기부터 수산시장이 들어섰고, 부산과 여수를 잇는 남해안 중간 거점 항구로 크게 자리 잡았다.
강구안에서는 총 세 종류의 거북선을 볼 수 있다. 거북머리 밑에 귀신머리가 있는 전라 좌수영 거북선과 서울시에서 건너온 한강거북선, 빠른 속도로 운행하면서 화포를 사용할 수 있는 통제영 거북선이 있다. 모든 거북선을 승선해 관람할 수 있다. 만 65세 이상과 6세 이하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내부에는 조선 수군 복장을 한 마네킹부터 이순신 장군, 거북선의 구조와 연을 사용해 통신한 것, 세계 4대 해전 중 으뜸이라 할 수 있는 한산대첩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다. 재미와 역사를 한눈에 보고 즐길 수 있다. 봄 처녀의 치맛자락 소리를 먼저 들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통영=글·사진 박순호 드림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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