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봄이 오는 것을 냄새로 알아챈다. 뒷산에서 즐기는 짧은 산책길, 은근한 풀냄새에서 냉이를, 달래를, 쑥을 기막히게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는 그렇게 뒷산에서 봄맞이를 하고, 누군가는 집 근처 마트에서나마 봄 냄새를 기막히게 감지해낸다. 나도 모르게 마트 한 켠 나물 코너에서 서성이고 있다면 어느새 몸은 이미 봄이 왔음을 감지했다는 뜻이다.
지나치기 쉽지 않은 봄 냄새의 유혹을 접시에 담아내는 게 봄날 ‘야매 셰프’들의 소소한 로망이 아닐까. 봄의 맛을 접시에 펼쳐내는 데 글래드 여의도 뷔페 레스토랑 ‘그리츠’의 최재연 총주방장(사진)의 도움을 받았다. 최 총주방장은 최근 글래드 마포에 문을 연 ‘그리츠M’의 총주방장도 맡고 있다. 그리츠M은 다음달 30일까지 마포구민, 인근 직장인 30% 할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최 총주방장은 ‘제철 나물 크러스트를 곁들인 함박 스테이크’를 소개했다. 봄에만 맛볼 수 있는 냉이, 달래, 쑥과 초봄에 영양 가득한 시금치 등 봄나물을 크러스트 재료로 썼다. 고기의 느끼한 맛을 줄여주고 영양도 챙겨줄 이 요리는 다음과 같이 준비하면 된다.
◇재료: 소고기 300g, 봄나물 50g, 시금치 50g, 양송이 50g, 데미글라스 소스, 양파 약간, 대파 약간(2인 기준)
◇조리방법: ① 곱게 다진 소고기와 양파 대파 표고 냉이 달래 쑥 등 다양한 봄나물을 다져서 잘 뭉쳐 준다. 야채가 양이 많으면 잘 뭉쳐지지 않으므로 밀가루를 소량 넣어주는 게 좋다.
② 먹기 좋게 뭉친 함박 스테이크를 뜨거운 팬에 앞 뒤 노릇하게 구워서 180도 오븐에서 5분 정도 익혀준다. 크기에 따라 익는 시간이 다르니 중간에 확인이 꼭 필요하다. 오븐이 없다면 강한 불로 달궈진 뜨거운 팬에 노릇하게 구운 뒤 중불로 서서히 7분 정도 더 구워준다.
③ 볶은 양송이와 시금치를 접시에 놓고 잘 익은 함박 스테이크를 올린다. 트러플 오일을 더해주면 풍미를 더욱 즐길 수 있다.
④ 봄나물 크러스트를 함박 스테이크 위에 올리고, 데미글라스 소스와 새싹 채소로 봄 느낌이 나게 장식해 완성한다.
봄맞이 색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다면 비트, 시금치, 관자를 활용한 ‘비트 무스를 곁들인 관자구이’(사진)를 추천한다. 비트는 다이어트, 고혈압, 항암 등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진 항산화 식품이다. 비트가 관자와 만나면 겨울 동안 약해졌을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 최 총주방장의 요리법은 이렇다.
◇재료: 비트 150g, 시금치 50g, 관자 6알, 레몬즙 약간, 설탕, 소금 약간씩, 봄나물 페스트 약간(2인 기준)
◇ 조리방법: ① 비트를 화이트 와인과 함께 중불로 완전히 익을 때까지 끓여 낸 뒤, 레몬즙 소금 설탕을 약간 넣어 간을 하고 핸드 블렌더로 곱게 갈아낸다.
② 시금치는 깨끗이 씻어 올리브 오일에 가볍게 볶으며, 소금 후추 간을 해준다. 시금치를 볶다가 중간 쯤 화이트 와인과 버터를 살짝 넣어주면 풍미가 살아난다. 시금치가 살짝 숨만 죽을 정도로 볶아야 한다.
③ 관자는 프라이팬에 너무 타지 않게 중간 정도로 익힌다.
④ 접시에 비트 소스로 봄꽃을 그린다. 그 옆에 볶은 시금치를 조금 올리고 구운 관자, 봄나물 페스트를 담아낸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