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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비 오듯… 진천선수촌은 ‘나와의 싸움 중’

한국 남자 레슬링 대표팀(위쪽)과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 선수들이 14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G-500 행사에서 공개훈련에 임하고 있다. 진천=김지훈 기자


신치용 선수촌장이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진천=김지훈 기자


“모든 것을 쏟아붇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충북 진천군에 있는 국가대표선수촌을 14일 찾았다. 레슬링 연습장에 들어서니 선수들이 흘린 땀 냄새가 자욱했다. 3분 스파링, 3분 파테르, 3분 휴식 순으로 20여분간 훈련이 이어졌다.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정지현 코치가 “밀린다. 그쪽으로 밀리면 넘어간다”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훈련을 마치고 류한수(31)를 만났다. 지난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 그레코로만형 67㎏급에서 금메달을 딴 류한수는 아직 올림픽 메달이 없다. 그래서 이번 도쿄올림픽이 더 절실하다고 했다. 류한수는 “하루하루 시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고강도 훈련으로 남는 시간에는 자기 바쁘다”며 “목숨걸고 (훈련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진천선수촌에 있는 선수들에게 도쿄올림픽은 벌써 시작되고 있었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신임선수촌장 간담회 및 2020 도쿄하계올림픽 G-500 훈련공개 행사를 가졌다. 도쿄올림픽은 14일 기준으로 498일 남았다. 선수들은 잇단 성폭력 비위, 선수촌 퇴촌 사태 등 악재를 극복하고 일본을 바라보고 있었다.

탁구 연습장에서도 선수들의 땀은 쉴새없이 유니폼을 적시고 있었다. 탁구 선수들은 매일 6시간씩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오전 8시50분부터 오후 6시10분까지 훈련이 이어진다. 또 이와 별도로 야간훈련도 자율적으로 하고 있었다. 탁구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8 서울대회 이후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 28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이에 도쿄올림픽을 대하는 자세가 더 남다르다. 장우진(24)은 “올림픽에서 혼합복식과 단식, 단체전에 출전하려 한다”며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내 꼭 한국탁구의 역사를 바꾸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김택수 감독도 “이번만큼은 한국탁구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부에선 여자하키 선수들이 훈련 중이었다. 기온이 불과 섭씨 8도밖에 되지 않는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선수들은 열심히 뛰고 있었다. 여자하키는 올림픽 출전권을 따는 게 목표다. 주장 서정은(28)은 “한국 하키 발전을 위해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자하키는 남북 단일팀으로 나서는 종목이다. 임계숙 감독은 “엔트리 중 북한 선수가 두 명 정도 들어갈 것”이라며 “5월부터 남북 선수들이 합동훈련을 가질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선수들은 합숙훈련이 없어진다는 소식에 불안해하고 있었다. 정부는 지난 1월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 중 하나로 국가대표팀을 비롯해 학교 선수 등 모든 합숙훈련을 점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장우진은 “많이 안타깝다. 열심히 훈련하는 우리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폐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초·중·고 선수들은 합숙 폐지를 생각할 수 있지만 대표팀은 모으지 않으면 훈련을 할 수 없다”며 “절충안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천=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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