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보다 큰 귀를 가지고 태어난 아기 코끼리 덤보. 평범하지 않은 생김새 때문에 놀림거리가 되지만, 왕년의 서커스 스타 홀트(콜린 파렐)와 그의 두 자녀 밀리와 조의 도움으로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깨닫게 된다. 두 귀를 날개 삼아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꼬마 코끼리 ‘덤보’가 실사 영화로 재탄생했다. 27일 개봉한 ‘덤보’는 1941년 작을 새롭게 탈바꿈한 작품으로, 팀 버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환상적인 미장센을 완성했다. 기술력은 덤. 덤보를 비롯한 동물 캐릭터들이 컴퓨터그래픽(CG)으로 실감나게 구현됐다.
1919년을 배경으로 한 복고풍의 화려한 색채가 두 눈을 즐겁게 한다. 더불어 ‘가위손’(1990)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2016) 등 전작에서 소외된 자들의 이야기를 다뤄 온 팀 버튼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작품 전체를 아우른다.
스토리 라인은 단순하다. 어미와 생이별을 한 덤보는 하늘을 나는 능력 덕에 서커스단의 유명인사가 되고, 사업가 반데비어(마이클 키튼)가 운영하는 놀이동산 드림랜드로 스카우트된다. 아웃사이더가 특별한 존재로 거듭나는 익숙한 서사인데, 그 안에서 스미는 감동이 적지 않다.
특히 두려움에 맞서 한 발짝 성장하는 덤보의 모습은 용기와 위로를 안겨준다. 높은 단상 위에서 겁먹은 덤보가 “날아, 덤보! 넌 할 수 있어!”라는 외침을 듣고 힘차게 날아오르는 장면이나 밀리와 조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불속으로 뛰어드는 장면은 뭉클한 감상을 선사한다.
여느 디즈니 영화들처럼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영화의 각본가이자 프로듀서인 에런 크러거는 “우리는 누구나 결점을 갖고 있다. 덤보는 우리의 결점이 가끔은 우리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111분. 전체가.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