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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의 시간 녹여 만화로 그려낸 ‘순례자의 길’



최철규 작가가 6년 만에 작업한 ‘만화로 읽는 천로역정’은 이 땅을 살아가는 순례자들에게 ‘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넓고 화려한 길을 선택할지, 아니면 주님이 말씀하신 좁은 길을 걸을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묻는다. 그러나 좁은 길은 쉽지 않은 길이다. 그 길을 걸으려면 굳건한 믿음이 동반돼야 하며 그 믿음이 온전해지기 위해선 행함이 따라야 한다. 하나님이 준비하신 그 나라에 목적을 두고 순례의 길을 걸어가도록 격려하는 책이다.

원작인 존 번연의 천로역정을 만화로 각색한 작품으로 총 3권으로 구성된 시리즈물이다.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도 천로역정을 부담 없이 이해할 수 있다. 장마다 정성스럽게 그려진 그림과 다양한 색깔이 눈길을 끈다. 필요한 장면마다 아랫부분에 성경 구절을 삽입해 철저히 성경에 기반을 둔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부록 지도를 참고하면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된다.

최 작가가 천로역정을 집필하게 된 건 중학생 때 작고한 생모의 영향 때문이다. 생모는 병상 가운데서도 성경과 천로역정을 늘 읽었다. 그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워하며 언젠가 천로역정을 그려야겠다는 소망을 안고 살았다.

그는 하나님을 떠나 오랜 시간 방황하다 질병을 통해 하나님을 만났다. 신앙을 회복한 뒤 어릴 때부터 늘 그리고 싶었던 천로역정에 대한 소망이 다시 일어난 것은 어쩌면 하나님의 숨은 계획이었는지 모른다. 네 번째 도전 만에 이뤄진 6년의 기간 동안 경제적 어려움과 손가락 부상 등 숱한 고난이 많았지만 하늘을 소망하는 순례자로 다듬어지는 시간을 경험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신앙이 없거나 신앙이 있을지라도 아직 세상에 대한 많은 미련으로 하늘에 소망을 두지 못한 분들이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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