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세계랭킹 14위)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매치플레이에서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하루를 보냈다. 우즈는 16강전에서 우승후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4위)를 제압했다. 하지만 대회에 첫 출전한 ‘무명’ 루카스 비예레가르트(덴마크·52위)에게 8강전에서 덜미를 잡혀 탈락의 쓴잔을 들이켰다.
3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오스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16강전. 우즈는 대회 최고 빅매치이자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불린 매킬로이와의 16강 맞대결에서 2홀 차 승리를 거뒀다. 16번홀까지 매킬로이에게 1홀 차로 쫓겼지만 17번홀에서 4m 거리의 파 퍼트를 성공, 경기를 매듭지었다. 대회 통산 3승(2003 2004 2008)의 우즈는 이때까지만해도 11년 만의 정상 등정을 꿈꿨다. 8강전 상대가 매킬로이보다 이름값이 떨어졌기에 부지불식간 방심도 싹텄다.
곧바로 열린 8강전. 우즈는 비예레가르트와 17번홀까지 동점일 정도로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승부는 최종 18번홀에서 갈렸다. 비예레가르트가 파 퍼트를 성공한 반면 우즈의 1.2m 거리 파 퍼트는 홀컵을 훑고 돌아나갔다. 우즈의 1홀 차 패배.
우즈는 미국 골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일도 경기를 하고 싶었다. 며칠 동안 속이 쓰릴 것 같다”고 말했다.
대어를 낚은 비예레가르트는 2014년 유러피언 투어 데뷔 후 2승에 그쳤으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무명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저스틴 토마스(미국·5위), 헨릭 스텐손(스웨덴·39위)을 각각 3홀 차로 완파하더니 우즈마저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그는 “우즈와의 경기에서 떨리지 않았다. 나로선 잃을 게 없었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