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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두’ 주인공 태티스, 20년 후 그의 아들도 쾅! 쾅!

박찬호가 LA 다저스 시절이던 1999년 4월 24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3회 페르난도 태티스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그랜드슬램을 맞은 박찬호의 얼굴이 상기된 가운데 뒤로 베이스를 도는 태티스의 모습이 보인다. 국민일보DB


왼쪽부터 1997년 연타석 만루홈런을 친 정경배, 지난해 3월 8회말에 잇달아 만루포를 때린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와 이해창. 뉴시스


정확하게 20년 전인 1999년 4월 24일(한국시간). 이날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46)에게 악몽의 하루였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대미문의 ‘한 이닝 한 타자 만루홈런 두 차례’이라는 진기록을 헌납했다. 바로 박찬호의 ‘한만두’ 사건이다. 한만두 사건 20주년을 맞아 역대급 홈런 기록을 살펴보자.

깨지지 않을 기록 ‘한만두’

그날 박찬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 3회 무사만루에서 페르난도 태티스에게 홈런을 맞았다. 그리고 타자 일순한 1사 만루에서 또 다시 타석에 들어선 태티스에게 연타석 홈런을 얻어맞았다. 당시 현지 언론은 “메이저리그 123년 사상 치욕적인 기록”이라고 보도했다. 박찬호는 한 이닝에 무려 11점을 내주고 강판됐다. 그리고 박찬호가 헌납한 이 기록은 20년이 지난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박찬호에게 치욕을 안겨준 태티스는 그 아들까지 지긋지긋하게 한국과 악연을 이어가고 있다. 태티스의 아들 태티스 주니어는 올 시즌 샌드에이고 파드레스에 입단했다. 그런데 한국과 연관된 투수를 계속 괴롭히고 있다. 데뷔 후 첫 홈런을 비롯해 지금까지 친 6개의 아치 중 두 개를 지난해까지 SK 와이번스 에이스로 뛴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부터 뽑아냈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올 시즌 첫 승을 거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도 역사에 남을 홈런 기록이 수립됐다. 이날 다저스의 코디 벨린저와 키케 에르난데스가 각 2개의 홈런을 포함, 총 6명의 타자가 8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는 메이저리그 개막전 역대 단일구단 최다 홈런 신기록이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장거리 홈런포는 53년 당시 뉴욕 양키스 소속이던 미키 맨틀이 기록한 172m짜리 대포다. 이 공은 구장을 넘어 인근 주택가까지 날아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 야구에서의 진귀한 홈런들

박찬호에게 악몽을 선사한 태티스와 가장 근접한 국내 선수는 정경배다. 정경배는 삼성 라이온즈 시절이던 97년 5월 4일 LG 트윈스전에서 1회말과 2회말 잇달아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KT 위즈는 지난해 3월 3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한 이닝에 만루홈런 두 방을 폭발시켰다. 8회말 멜 로하스 주니어와 이해창이 잇달아 그랜드슬램을 작렬하며 두산 마운드를 초토화시킨 바 있다. 정경배의 연타석 만루홈런과 KT의 한 이닝 두 개의 만루홈런은 국내프로야구 유일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공인된 최장거리 홈런 기록은 4명이 똑같이 비거리 150m로 공동 1위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백인천(MBC)과 1997년 양준혁(삼성), 2000년 김동주(두산), 2007년 이대호(롯데)가 공동기록 보유자다.

이와 달리 한국과 미국에서 아직도 세워지지 않은 홈런 기록이 있다. 바로 한 경기에서 한 선수가 솔로·투런·스리런·만루포를 때리는 ‘사이클링 홈런’이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이었던 2010년 9월 17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스리런포가 하나 모자라 이 기록 달성에 실패한 바 있다. 다만 1군 이외로 범위를 넓히면 1998년 7월 27일 미국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타이론 혼즈가 한 번 세운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혼즈는 2000년 SK 소속으로 국내 무대를 밟았지만 불과 23경기를 뛰고 퇴출됐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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