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독교 작가 레이첼 헬드 에반스(사진)가 지난 4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뒤 곳곳에서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의 남편 댄은 지난달 19일 “에반스가 독감으로 치료받던 중 항생제 부작용으로 뇌 발작을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사실을 홈페이지에 알렸다. 그리고 2주 만에 “이 모든 것이 비현실적이고 내가 깨어날 수 있는 악몽이면 좋겠다”며 아내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향년 37세.
에반스는 미국 남부의 보수적인 ‘바이블 벨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성차별적이고 소수자를 억압하는 보수적인 미국 복음주의권에 반발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엔 종교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스스로를 의심 많은 신자로 규정한 그는 교회와 신앙에 대한 고민을 블로그에 솔직하게 풀어놓으며 큰 주목을 받았다. 차별적인 교회를 떠나 방황하다 성공회 신자로 돌아온 과정을 담은 ‘교회를 찾아서’로 교회 밖에서 방황하는 신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국내에도 ‘교회를 찾아서’는 물론 ‘성경적 여성으로 살아본 1년’과 같은 책이 번역 출간됐다. 트위터 등 SNS에는 ‘#BecauseofRHE’라는 태그를 달고 그의 삶과 책을 통해 받은 영향을 고백하는 추모의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