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예산을 휘두르는 ‘빅마켓’들이 지배하던 메이저리그(MLB)에서 대표적 스몰구단으로 꼽히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미네소타 트윈스가 시즌 초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탬파베이는 투수력, 미네소타는 장타력을 바탕으로 리그 최고 승률 1, 2위를 다투며 빅마켓 팀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고 있다.
7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트랙에 따르면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연봉이 최하위(약 6147만달러)다. 같은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의 보스턴(약 2억2254만 달러)과 양키스(2억858만 달러)의 ⅓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현재 22승 12패로 지구 및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쾌속 순항의 일등공신은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중심으로 한 선발진이다. 글래스노우는 팀 에이스였던 크리스 아처의 트레이드 대가로 지난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이적했다. 피츠버그에서 불펜투수로 전전한 그는 이적 후 진가를 드러냈다. 올 시즌 6승 평균자책점 1.47의 빼어난 성적을 남기며 AL 4월의 투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초반에 다소 주춤했던 지난해 AL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3승 3패 3.52)이 제 기량을 발휘하면 글래스노우-스넬의 막강 원투펀치 조합도 기대해볼 만하다. 스넬은 이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돼 코치진을 흐뭇하게 했다.
타선에서는 유망주 브랜든 로우(0.307 7홈런)와 지난해 영입한 선수들이 제몫을 하고 있다. 글래스노우와 함께 넘어온 오스틴 메도우스는 지난달 21일 부상 전까지 타율 0.351에 6홈런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토미 팸(0.302 5홈런)도 타선 중심으로 부상했다.
총연봉 전체 18위(1억 2113만 달러)로 중하위권 수준인 미네소타는 현재 21승 12패로 AL 중부지구 1위, 탬파베이에 이은 리그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 조 마우어가 은퇴한 미네소타는 빅리그 최연소 사령탑인 로코 발델리(38) 감독을 맞이하며 시즌을 앞두고 새틀을 짰다.
미네소타의 장점은 장타력이다. 장타율(0.491)은 현재 리그 전체 1위, 홈런(59개)은 전체 4위다. 투수친화구장으로 알려진 타깃 필드를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다. 타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포수인 미치 가버다. 지난해 102경기에서 7홈런에 그쳤는데 올 시즌은 단 18경기만 나서 6홈런(타율 0.333)을 날렸다. 여기에 에디 로사리오는 12개의 홈런으로 AL 홈런 선두다. 유격수 호르헤 폴랑코(0.317 6홈런)와 노장 거포 넬슨 크루즈(0.304 7홈런)도 화력 시위 중이다.
그렇다고 투수진이 약한 것도 아니다. 특히 계투진은 압도적이다. 불펜 3명이 1점대, 1명이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뒷문을 꽁꽁 잠그고 있다. 선발진인 마틴 페레즈(5승 2.83), 호세 베리오스(5승 1패 2.91), 제이크 오도리지(4승 2패 2.78)도 안정감이 돋보인다. 페레즈는 이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의 쾌투를 선보이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