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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황금기 이끈 ‘로베리’, 화려한 엔드게임

‘로베리(로번+리베리)’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독일 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의 명품 듀오 아르연 로번과 프랭크 리베리가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팀을 떠난다. 19일(한국시간) 열린 리그 최종전에서 고별전을 치른 로베리를 위해 뮌헨의 팬들이 “잘 가게, 고마웠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걸었다. AP뉴시스


우승을 확정 지은 후 로번(왼쪽)과 리베리가 함께 감회에 젖어있다. 신화뉴시스


로번과 리베리가 팀 동료들과 함께 분데스리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Servus, Danke(잘 가게, 고마웠네).”

감사와 작별의 뜻이 담긴 플래카드 아래 아르연 로번(35)과 프랭크 리베리(36)의 얼굴이 있었다. 십여년간 독일 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을 위해 헌신한 ‘로베리(로번+리베리)’에 전하는 팬들의 헌사였다. 열렬한 응원과 사랑에 보답하듯 로베리는 고별전에서 여덟 번째 리그 우승에 기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경기장 안팎에서 중심을 잡아주던 베테랑을 보내는 뮌헨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한다.

뮌헨은 19일(한국시간) 막 내린 2018-19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승점 78점을 획득하며 정상에 올랐다. 뮌헨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5대 1로 승리하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2점 차로 제치고 자력으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2012-13시즌 이후 리그 7연패의 위업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팀을 떠나게 된 로번과 리베리는 후반 투입돼 나란히 1골씩 터뜨렸다. 축구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지만 날카로운 발놀림과 센스는 여전했다. 리베리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 두 명 사이를 날렵히 파고든 후 감각적인 칩샷으로 팀의 네 번째 골을 넣었다. 이에 질세라 로번도 좋은 위치 선정으로 쐐기 골을 기록했다. 로번은 승리 후 “뮌헨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즐기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며 “해피엔딩이었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로베리 조합은 2009년 로번이 뮌헨으로 이적해 리베리와 만나며 꾸려졌다. 당시 대대적인 영입과 개편으로 스쿼드를 바꾼 뮌헨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팀의 양 날개를 맡은 로번과 리베리는 분데스리가와 유럽 무대를 마음껏 휘저었다. 8차례의 리그 우승과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컵 4회 우승, 2012-13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을 이뤄내며 십수개의 트로피를 함께 들어 올렸다. 이들의 다음 행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8일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인터뷰에서 로베리는 뮌헨에서의 활약에 대한 자부심을 한껏 드러냈다. 리베리는 “로번과 나는 팀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축구를 선보였다. 우리의 성취는 놀라웠다”고 했다. 그들은 서로를 깊게 애정하며 존중하고 있었다. 로번은 “우린 플레이스타일이 매우 닮았고 축구에 대한 강렬한 열정을 갖고 있다는 점도 비슷했다”며 “그와 오래도록 함께 뛸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로베리가 떠난 뮌헨이 어떤 모습일지는 유럽 축구계의 관심거리다. 로베리는 뮌헨을 오랜 시간 유럽 최정상에서 군림하게 한 원동력이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팀 내 측면 자원인 세르쥬 나브리(24)와 킹슬리 코망(23)이 후계자로 꼽힌다. 나브리와 코망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각각 10골 5도움, 6골 4도움을 올렸다. 로번은 “두 선수 모두 어리고 재능이 빼어나다.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올 시즌 뮌헨이 다소 흔들린 점을 고려하면 전력을 더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뮌헨은 8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고배를 마셨고, 리그에서도 예전의 강력함과는 달리 최종 라운드까지 우승을 확정 짓지 못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는 독일 출신 미드필더 르로이 사네와 벤피카의 조타(포르투갈) 등이 뮌헨의 영입 명단에 올라있다고 알려졌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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