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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살 소녀 감성으로 청춘의 고독을 노래한다

사진=AP뉴시스


요즘 국내 음원차트에는 미국의 한 여성 뮤지션이 내놓은 노래가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팝의 인기가 시들해진 상황에서 해외 음악이 국내에서 이 정도 인기를 끄는 건 흔치않은 일인데, 화제의 주인공은 2001년생으로 올해 열여덟 살이 된 빌리 아일리시(사진)다.

아일리시는 2016년 스트리밍(실시간 듣기) 플랫폼인 사운드클라우드에 발표한 노래로 주목받기 시작하더니 이듬해 미니음반을 내놓으면서 서서히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 3월 발표한 첫 정규 음반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14곡이 수록된 앨범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빌보드 음반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고 수록곡 상당수도 큰 사랑을 받았다.

그가 발표한 노래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곡은 ‘배드 가이(Bad Guy)’다. 중독성 강한 리듬 위에 읊조리는 듯한 목소리가 포개진 이 곡은 국내 음원차트에서 꾸준히 10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몇몇 차트에서는 정상을 차지했으며,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자주 등장한다. 유튜브에는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른 아마추어 뮤지션들의 커버 영상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아일리시의 독특한 음악 세계다. 10대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가사에는 냉소와 절망의 감정이 진하게 묻어난다. 음악들은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띤다.

뮤직비디오 역시 마찬가지다. 영상엔 검은 눈물을 흘리거나 피가 묻은 얼굴로 노래하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공포 영화를 연상케 하는 기괴한 뮤직비디오다. 하지만 그의 팬들은 이런 뮤직비디오에 열광하는 분위기다. 1억뷰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이 한두 편이 아니다.

김도헌 음악평론가는 “아일리시는 2000년 이후 태어난 뮤지션 가운데 최초의 ‘히트 메이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 제작사의 힘에 기대지 않으면서 ‘Z세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한 분위기”라며 “독보적인 스타일을 갖추고 있다는 점과, 청춘의 우울 불안 고독을 노래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 팬들에게도 어필하는 요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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