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 록(Let’s rock)!”
영화 ‘스쿨 오브 락’(2003)의 경쾌한 외침을 기억하시는지. 할리우드 배우 잭 블랙의 재기발랄함이 빛을 발했던 바로 그 작품 말이다. 스크린이 아닌 무대로 옮겨졌는데도, 특유의 ‘록 스피릿’은 여전히 충만하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최초의 월드투어가 오는 8일부터 8월 25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무대에 올려진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의 명곡을 탄생시킨 음악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신작. ‘러브 네버 다이즈’ 이후 5년 만에 제작에까지 참여했다.
전체적인 얼개는 원작 영화와 같다. 밴드에서 쫓겨난 듀이가 신분을 속이고 명문 사립학교 교사로 위장 취업해 아이들과 록 밴드를 결성하는 이야기. 교칙에 억눌려있던 학생들이 록의 저항정신에 눈뜨면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유쾌하고도 뭉클하게 그려진다.
각색 과정에서 첨가된 건 듀이와 교장 로잘리의 러브라인이다. 협력안무 겸 연출을 맡은 패트릭 오닐(37)은 “각 캐릭터의 사연을 비중 있게 다룬 게 우리 공연의 특징인데 러브스토리가 특히 흥미롭다”면서 “웨버의 뮤지컬에 사랑 노래가 빠지면 그의 작품이라 할 수 없지 않나”라고 귀띔했다.
원작에서 잭 블랙이 연기한 주인공 듀이 역은 배우 코너 존 글룰리(26)가 맡게 됐다. “처음엔 긴장감과 부담감에 거의 정신을 잃을 뻔했다”는 그는 “잭 블랙이 그랬듯, 나는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공연에 임했다. 나만의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글룰리는 2시간 내내 무대를 방방 뛰어다닌다. 활동량을 따져보면 매회 평균 5.6㎞를 뛰는 셈이다. 글룰리는 “공연을 마치면 곧바로 침대에 뻗는다”면서 “판타스틱한 배우들과 함께하다 보면 에너지가 그만큼 올라올 수밖에 없다. 순수한 즐거움 덕에 피곤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스쿨 오브 락’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음악이다. 영화에 사용된 3곡에 웨버가 새롭게 작곡한 14곡이 추가됐다. 록을 토대로 클래식 팝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했다. 오닐 연출은 “웨버의 장점들을 전부 맛볼 수 있는 공연이다. 특히 커튼콜 무대를 놓치지 마시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배우들이 전곡을 라이브 연주로 들려준다. 듀이 역의 글룰리를 비롯해 10여명의 아역배우들이 기타와 드럼 베이스 키보드 등을 직접 연주한다. 오닐 연출은 “매 공연마다 재능과 에너지가 폭발하는 화산을 지켜보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공연은 서울 이후 9월 부산과 대구에서 이어진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