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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최교진] 학생, 교사, 학교 모두가 성장하는 고교학점제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적성과 진로에 따라 다양한 교과목을 선택·이수해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진로와 진학에 부합되는 최적의 교육과정, 즉 학생 개개인에게 맞춘 교육과정을 통해 온전히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학생을 중심에 두는 교육과정이 고교학점제를 기반으로 구현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혁신교육의 궁극적 지향점은 교실의 실질적인 변화에 있습니다. 이 교실의 변화는 교육과정과 수업을 바꾸는 것을 통해 가능합니다. 고등학교에서 학생 참여 중심 수업, 과정 중심 평가,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 등이 성과를 내고 있는 교실 변화의 사례입니다.

그동안 학교 교육과정의 중심에 학생은 없었습니다. 교사 중심으로 학교에서 미리 짜둔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들이 수업을 들어왔습니다. 이런 교육과정을 ‘단위제 교육과정’이라고 합니다. 이런 단위제 기반의 교육과정이 타당한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 확대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학생의 교육과정 설계권 또는 구성권을 보장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교학점제는 교육과정의 주인이 ‘학생’임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작게는 과목을 스스로 선택하고, 크게는 교육과정 자체를 스스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학생 스스로 자신이 배우고자 하는 학습의 내용과 순서를 정하고 이것을 하나하나 배워가는 배움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자기 주도성은 결국 자신의 삶에서도 주인이 되는 힘을 기릅니다.

고교학점제의 주인공이 학생이라면 또 다른 중심축인 교사는 고교학점제 운영의 동력입니다. 학점제를 실시하기 위해 학교에서는 학생의 과목 수요 조사를 사전에 실시하고, 학생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게 됩니다.

과목 선택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 학생들이 겪을 수 있는 고민과 혼란을 최소화하고 개개인의 진로·진학에 맞는 현명한 선택을 돕기 위해 교사들은 각 과목의 특성은 무엇인지, 어떤 과목들을 계열성 있게 이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안내와 지도에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따라서 담임교사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강조될 것입니다.

또한 선택 과목이 늘기 때문에 다교과(목) 지도로 인한 부담이 늘어나는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교과 지도 역량 강화를 통해 고교학점제가 교사들에게는 진정한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주관 고교학점제 소위원회에서는 세종교육청이 중심이 되어 교과(연구)동아리를 구성했습니다. 심화과목, 소인수과목, 전문교과를 담당할 선생님들이 특정 교과(목)팀을 구성해 함께 수업을 성찰하고 공동 수업 자료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20개팀 26개반 156명(세종 외 타 시·도 20명 포함)이 참여해 1학기에는 팀별 자체 세미나를 통해 공동수업 자료를 개발한 뒤 2학기에는 실제 학교 수업이나 공동교육과정에서 실천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러한 선생님들의 실천적 노력은 교사 본인에게는 역량 강화로, 학생들에겐 양질의 수업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노력을 멈추지 않는 우리 선생님들을 응원합니다.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한 학교에서 감당할 수 없는 교과는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 운영, 지역사회 연계 교육과정,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등으로 채우게 됩니다.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은 기존 단위학교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 틀을 변화시키는 측면이 큽니다.

단위학교의 벽을 허물고 학생의 배움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타 학교 학생에게도 배움의 공간을 내어줄 수 있는 것, 내 학교의 내 학생만이 아닌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우리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세종교육청의 ‘교복은 달라도 세종의 학교는 하나입니다’라는 문구처럼 배움은 단위학교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제 진정 더불어 함께 성장하는 고교교육을 바라봅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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