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 시즌이 다가왔다. 많은 단기선교팀이 대학 방학이 시작되는 6월 중순부터 선교지로 떠난다. 단기선교는 선교현장을 답사하고 체험한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사고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 선교계는 단기선교 시즌을 앞두고 헝가리 부다페스트 유람선 참사 같은 비극이 없도록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김진대 한국위기관리재단 사무총장은 3일 “많은 선교지가 도시에서 벗어난 외곽이다 보니 위험요소가 많다”면서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방전도를 하거나 거리 찬양집회를 하는 등 무리한 활동을 피하라”면서 “선교를 엿보고 선교지를 경험하며 선교사를 격려하는 여행으로만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정용구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세계선교부 비전트립 담당 목사는 “비자 문제로 선교사 추방이 이어지면서 단기선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선교를 위해 단기선교에 대한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 등이 선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목사는 “경력 1~2년 차인 신입 선교사가 단기팀을 받는 미숙한 단기 사역도 지양해야 한다”면서 “선교팀원들이 SNS에 이동 경로를 자세히 남기면 납치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선교지 견학 수준이던 단기선교가 선교사의 사역에 협력하는 단계로 발전한 만큼 주먹구구식 단기선교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성숙한 단기선교 문화가 자리 잡아야 안전한 사역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단기선교의 속성을 잘 아는 팀 중에는 선교사의 인솔을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사역하는 A선교사는 “최근 해외여행이나 단기선교에 대한 정보가 넘치다 보니 선교사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면서 “‘하루 이틀 보고 말 사람인데…’라면서 인솔도 따르지 않고 사역에 대한 설명도 들으려 하지 않는 사례가 있다”고 우려했다.
인도에서 사역했던 B선교사는 “무리한 일정이 화를 부른다”고 했다. 그는 “일주일 안에 인도 전역을 보게 해 달라고 요구한 단기선교팀도 있었다”면서 “무리한 일정엔 사고가 따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장창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