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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무 다리서 만난 일본… 16년 전 ‘빚’ 갚는다

20세 이하(U-20) 남자 축구대표팀의 이강인이 지난 1일(한국시간) 폴란드 티히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일본의 미야시로 다이세가 지난달 27일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는 모습. 대한축구협회·AP뉴시스


‘죽음의 조’를 통과한 20세 이하(U-20) 남자 축구대표팀이 16년 전 한·일전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 일본 역시 16년 전 8강에 진출한 후 한 번도 넘지 못했던 16강의 벽을 다시 넘기 위해선 한국을 상대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5일(한국시간) 0시30분 폴란드 루블린에서 격돌하는 한국과 일본은 2003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에서 마주한 적이 있다. 당시 한국은 전반 38분 최성국의 골로 앞서 나갔으나 후반 37분 사카타 다이스케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후 연장에서 다시 사카타에게 역전골을 허용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U-20 대표팀 간 전적에선 한국이 28승 9무 6패로 앞서 있지만 이 대회에서의 유일한 맞대결에선 1패를 안고 있는 것이다.

2003년 대회 이후 번번이 8강 진출에 실패했던 일본으로서도 이번 한·일전은 피할 수 없는 한판이다. 일본은 UAE에서 한국을 꺾고 8강에 진출한 다음 이 대회 본선에 3번 진출했지만 모두 16강 문턱에서 좌절했다. 2005년 모로코에 패한 것을 비롯해 2007년에는 체코, 2017년 대회에서는 베네수엘라에 각각 패하며 8강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조별리그 3경기를 거치면서 단 1골만 내주며 1승 2무를 기록했다. 1골 역시 에콰도르와의 1차전에서 나온 자책골일 정도로 수비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세코 아유미, 고바야시 유키 두 센터백을 중심으로 한 최종 수비 조직력과 와카하라 도모야 골키퍼의 안정감을 바탕으로 1실점에 그쳤다. 멕시코와의 경기에선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 받는 디에고 라이네스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며 3대 0 완승을 따냈다.

문제는 공격력이다. 일본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이탈리아전에서 부상으로 교체된 다가와 교스케, 사이토 고키가 일본으로 귀국했다. 다가와는 멕시코전에서 골을 넣기도 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여기에 멕시코전에서 2골을 기록한 미야시로 다이세 역시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미야시로는 부상으로 이탈리아전에 앞서 진행된 워밍업조차 참가하지 못했다.

한국으로서는 3경기를 거치면서 공격 기회를 만들어온 이강인에 대한 집중 마크를 어떻게 대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라이네스를 앞세운 멕시코에 완승을 거둔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강인을 봉쇄하는 데 전력의 상당 부분을 기울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오세훈, 조영욱 등 공격진의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것 역시 정정용 감독의 숙제다. 일본이 5일을 쉰 반면 한국이 3일을 쉬고 경기에 나서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정 감독은 3일 16강 기자회견에서 “결과보다 경기력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가게야마 마사나가 일본 대표팀 감독은 “상대가 한국인 것과 상관없이 우리의 플레이를 해 승리한 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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