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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기도 어려울 수석들 보니 자연 만드신 하나님 존경스러워”

배우 황정리(오른쪽)와 박병선 장로가 지난달 30일 전남 순천세계수석박물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78년 개봉된 홍콩 무술영화 ‘취권’엔 한국인 무술영화 배우 황정리(76)가 나온다. 황정리는 극 중 취권 사부 소화자를 피해 도망가는 청룽과 대결을 펼치며 영화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후 주로 홍콩에서 활동하며 영화 400여편에 출연했다.

황정리가 지난달 30일 ‘진돗개 전도왕’ 박병선(68·순천순동교회) 장로가 만든 전남 순천세계수석박물관을 방문했다. 그는 십자가가 선명하게 새겨진 수석 등 박물관에 전시된 많은 기독교 수석을 보고 감탄했다. 겟세마네에서 기도하는 예수 모습의 ‘겟세마네 기도’, 수면 위의 태양이 그려진 ‘빛이 있으라’ ‘대한민국 지도’ 등의 수석을 보면서 “사람이 일부러 그리려고 해도 이렇게는 못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리는 “내가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박병선 장로님이 믿는, 이 자연을 만드신 하나님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황정리는 액션 배우이면서 실제 무예 고수다. 종합무술 10단, 태권도 10단 등 총 64단을 갖고 있다. 청룽에게 직접 취권을 가르친 사부다. 76세지만 요즘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전세계 종합무술 총재 자격으로 취권을 가르치고 있다. 강원도 춘천엔 무술 성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영화 ‘취권 2’ 제작도 계획하고 있다.

순천 수석박물관을 찾은 것은 한 지인 때문이다. “이곳에 다녀온 지인이 하도 ‘수석, 수석’ 하길래 내려와 봤다”며 “정말 대단하다. 수석과 무술이 함께할 만한 아이템을 좀 찾아야겠다”고 말했다.

수석박물관에는 총 8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박 장로가 지난 40여년 간 사재를 털어 모은 것으로 1000억원대에 이른다. 컨테이너 4개에 보관, 전시 중인데 컨테이너에는 한 사람 겨우 지날 만한 공간을 빼고 모두 수석으로 채워져 있었다. 박 장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석박물관을 세우기 위해 순천에서 여수 가는 길목에 부지 2만9752㎡(9000평)를 사놓은 상태”라고 했다.

박 장로는 황정리의 대단한 팬이었다. 황정리의 기본 프로필은 다 꿰고 있었고 취권의 한 장면 사진을 보여주자 다음 장면을 줄줄이 설명했다. 취권을 6번 봤다고 했다. 박 장로는 “열혈 팬으로 배우 황정리를 만나 기쁜 것처럼 배우 황정리가 하나님을 만나 기뻐하는 날이 속히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순천=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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