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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삶은 아름다웠지… 실버작가들이 말하는 인생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박막례 지음, 위즈덤하우스


백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이근후 지음, 메이븐


돌아보니 삶은 아름다웠더라/안경자·이찬재 지음, 수오서재


100세 철학자의 인생, 희망 이야기/김형석 지음, 열림원


인기 유튜버 박막례(72) 할머니, 정신과 전문의 이근후(85), SNS 인플루언서 안경자·이찬재(77) 부부….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김형석(99) 연세대 명예교수가 거의 유일했는데 근래에는 베스트셀러 순위에 ‘실버 작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일본처럼 70대 이상 저자가 늘고 노년기 콘텐츠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인터넷서점 예스24는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이근후의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안경자·이찬재 부부의 ‘돌아보니 삶은 아름다웠더라’ 등 실버 작가들의 작품이 꾸준히 나오고 있고 반응도 좋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출간된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위즈덤하우스)는 박 할머니와 손녀 김유라씨가 같이 쓴 책이다. 치매 위험 진단을 받은 박 할머니는 유라씨의 도움으로 여행을 하고 이를 계기로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됐다. “내 인생이 부침개처럼 확 뒤집혀버렸어”라며 호탕하게 웃는 박 할머니의 유튜브 구독자는 이제 90만명을 훌쩍 넘긴 상태다. 책은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이름도 ‘막례’였던 할머니의 인생살이부터 유튜버가 된 뒤 구글과 유튜브 CEO를 만나기까지의 신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노년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책도 꾸준히 인기다. ‘인생은 필연보다 우연에 의해 죄우되었고, 세상은 생각보다 불합리하고 우스꽝스러운 곳이었다. 그런데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 인생의 슬픔은 일상의 작은 기쁨으로 인해 회복된다는 사실이다. 하루를 열심히 보내는 가운데 발견하는 사소한 기쁨들이 세월로 인한 무상감과 비애감을 달래준다.’ 이근후가 지난달에 낸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메이븐)에서 한 얘기다. 그는 5·16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가 수감되는 바람에 변변한 직장도 없이 네 자녀를 키웠다. 현재는 한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었고, 당뇨·고혈압 등 7가지 병을 달고 산다. 그런 저자는 인생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들려줄 조언 40가지를 정리했다.

이찬재 할아버지와 안경자 할머니가 지난 3월 펴낸 ‘돌아보니 삶은 아름다웠더라’(수오서재)도 독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이들이 멀리 떨어져 있는 손주들을 그리워하며 그린 그림편지들을 모은 것이다. 이 편지들을 올린 인스타그램은 구독자가 39만명에 달한다.

대표적인 실버 작가이자 국내 1세대 철학자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100세 철학자의 인생, 희망 이야기’(열림원)를 내놓았다.

실버 작가들의 에세이를 구입하는 독자는 20~30대가 절반 이상(55.2%)을 차지한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100세 전후’가 출판계의 핵심 키워드였다”며 “우리 사회도 그런 추세를 따라가고 있고, 정보화로 지식이 넘쳐나면서 (노년의) 지혜를 갈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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