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미분류  >  미분류

최후의 한판… ‘원팀의 기적’ 일군다

20세 이하(U-20) 남자 축구대표팀이 12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에콰도르를 1대 0으로 꺾은 뒤 관중석의 응원과 격려에 화답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단단한 ‘원팀’이었다. 첫 경기에서의 뼈아픈 패배와 스타급 선수가 적다는 저평가에도 흔들리지 않고 뭉치며 역사적인 결승 무대에 올랐다. 치열하게 대회를 치러내고 있는 스물한 명의 젊은 선수들에게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선은 무의미했다. 제 역할을 다 하며 서로를 믿은 이들은 이제 최후의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은 전 포지션에 특별한 구멍이 없는 팀이었다. 수문장부터 스트라이커까지, 눈에 띄는 실책 하나 없이 모두가 결승 진출에 기여했다. 선수층도 탄탄해 6경기 동안 총 16명의 선수가 선발로 나설 정도로 기용 폭이 넓었다. 덕분에 에이스인 이강인을 세 차례나 교체로 나오게 해 체력 부담을 덜어줄 수 있었다.

경기 후반 등장하는 ‘조커’들은 선발 못지않게 빛났다. 이번 대회에서 교체로만 다섯 번 투입된 엄원상은 빠른 스피드와 영리한 돌파로 지친 상대를 괴롭혔다. 에콰도르와의 준결승에서는 폭발적으로 측면을 파고든 후 골망까지 흔들었으나 간발의 차로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입증된 K리거 조영욱(FC 서울)도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활약하고 있다. 후반 7분 투입된 세네갈전에서는 연장에서 극적인 골을 넣으며 승리를 도왔다.

이번 대회에서 크게 돋보이진 않지만 전세진과 김정민도 훌륭한 자원이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선수권에서 다섯 골을 터뜨린 전세진과 감각적으로 패스를 뿌리는 김정민은 정정용 감독의 전술적 옵션을 늘린다.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한 선수들도 전력에 큰 도움이 된다. 에콰도르전에서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미드필더 고재현과 김세윤이 대표적이다. 벤치에서 묵묵히 기다렸던 두 선수는 이날 중원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주도권을 가져왔다. 김세윤은 적극적인 전방 침투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이 “대표팀의 교체 여력은 넉넉하다. 로테이션을 잘하고 있다”고 평한 이유다.

아직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세 명의 선수들은 언제든 최고의 컨디션으로 뛸 수 있게 준비 중이다. 특히 후보 골키퍼 최민수·박지민 외에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유일한 필드 플레이어인 이규혁은 ‘원팀’으로서 묵묵히 훈련하고 있다. 혹여라도 팀 분위기를 깨뜨릴까 아쉬움이 있어도 조용히 감춘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들은 이 같은 동료들을 자신보다 먼저 챙긴다. 4강전에서 득점한 최준은 방송 인터뷰에서 “경기에 뛴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 코칭스태프까지 모두 한 팀이 됐다. ‘원팀’으로서 잘 맞았기에 결승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막내 형’ 이강인도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은 형들이 도와주고 응원해줬기 때문”이라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하나 된 대표팀은 마지막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한국이 사상 첫 FIFA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지는 16일(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가려진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