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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곤룡포’ 입은 늠름한 군주의 기품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안일왕산 정상 인근에 뿌리내리고 있는 대왕금강송이 늠름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붉은 빛 감도는 나무껍질이 저무는 햇빛에 물들어 더욱 선명한 색감을 풀어놓고 있다.


후포면 앞바다 요트에서 본 등기산 스카이워크 일대.


지난 17일 소광리에 개관한 금강송 에코리움.


양원 라벤더 축제를 찾은 여행객들.


대왕금강송.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금강송(金剛松)이다.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안일왕산(819.3m) 정상 인근에 600여년을 뿌리내리고 있다. 미인송(美人松)처럼 수형이 미끈하지는 않지만 범접할 수 없는 기품과 카리스마를 지녔다.

금강송면은 원래 울진군 서면이었다. 낙동정맥(태백산맥) 깊숙이 자리한 오지 중 오지다. 금강송 군락지로 유명해지면서 명칭을 바꿨다. 안일왕산과 샛재 등을 포함해 여의도보다 8배나 큰 1800㏊의 면적에 수령 200년이 넘은 8만 그루의 금강송이 기운차게 하늘로 솟아올라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붉은 빛 감도는 수피를 가진 금강송은 색이 붉어 적송(赤松), 늘씬하게 뻗어 미인송, 경북 봉화 춘양역에서 운반됐다고 해 춘양목(春陽木), 왕실의 관곽재로 사용돼 황장목(黃腸木) 등으로 불린다.

경북 영주에서 봉화를 거쳐 울진으로 넘어가는 36번 국도에서 좌회전해 917번 지방도로 접어든 후에도 포장된 길과 비포장길을 합쳐 15㎞를 더 들어가야 금강송 숲을 만날 수 있다.

대왕금강송을 보려면 금강소나무 숲길 4코스를 따라가야 한다. 너삼밭에서 대광천을 건너 썩바골 폭포를 지나 대왕금강송에 이른다. 이후 조령성황사를 거쳐 너삼밭으로 되돌아온다. 거리는 10㎞ 남짓. 5시간 정도 소요된다.

썩바골은 ‘석골’에서 유래됐다. 돌이 많은 골이란 뜻이다. ‘석바위골’을 주민들은 ‘썩바골’이라 부른다. 조령성황사는 십이령 중 네 번째인 샛재에 세워진 성황당이다. 한자를 써 조령이라 표현했다. 보부상들의 안전과 성공적인 행상을 기원하던 곳이다.

들머리에서 대왕금강송까지는 빠른 걸음으로 두 시간가량이면 닿는다. 대왕금강송을 만나는 마지막 길은 여간 가파르지 않다. 잘 정비된 된비알을 올라 산 능선을 따라 가면 갈림길에서 대왕금강송이 보인다. 당당한 풍채로 멀리 응봉산, 중미동봉, 삿갓재 등으로 이어지는 산 마루금을 바라보고 있다. 붉은 수피를 ‘곤룡포’ 삼아 입은 늠름한 군주(君主)의 모습이 따로 없다. 대왕금강송 안내판에 높이 14m, 가슴높이 지름 1.2m, 둘레는 5m쯤 된다고 적혀 있다. 대왕금강송 왼편으로 휑하다. 사진에 방해가 된다며 한 사진작가가 소나무를 어낸 자리다. 대왕금강송 ‘옥체’도 일부 훼손됐다.

산을 떠나 바다도 즐겨보자. 후포면에 울진군요트협회가 상주하고 있다. 매년 울진군요트학교를 운영한다. 이론과 실기로 구성된 초중급반 교육과정과 자격증반을 진행하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체험반 프로그램도 갖췄다. 요트, 윈드서핑,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카약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를 체험할 수 있다. 준비물은 수영복, 아쿠아슈즈, 세면도구, 여벌 옷, 썬크림.

요트나 윈드서핑은 해양레포츠로서 직접 타는 것도 즐겁지만, 파란 바다 위에 떠 있는 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낭만을 느낄 수 있다. 파란 동해 바다 위를 질주하는 하얀 돛단배의 향연, 후포항의 새로운 볼거리다.

요트를 타고 나가면 바다에서 등기산 스카이워크를 볼 수 있다. 해안절벽에서 시작한 다리가 바다 쪽으로 20m 높이로 135m나 뻗어 있다. 스카이워크 맨 끝에 매달린 인어상이 멀리서 미소짓는다.

▒ 여행메모
금강소나무 숲길… 구간별 하루 80명 예약
체류형 산림휴양시설 ‘금강송 에코리움’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경북 울진 소광리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 영주 또는 풍기 나들목으로 나와 36번 국도로 갈아타고 울진 방향으로 가면 된다. 영동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를 거쳐 7번 국도를 타고 가는 것도 좋다.

금강소나무 숲길은 인터넷(www.uljintrail.or.kr)을 통해 사전예약을 해야 출입할 수 있다. 구간별로 하루 80명까지 신청을 받는다. 숲해설사가 동반하며 안내를 해준다.

최근 금강송면 소광리에 체류형 산림휴양시설 ‘금강송 에코리움’이 문을 열었다. 울진 금강송을 테마로 한 체류형 산림휴양시설로 금강송 테마 전시관, 금강송 치유센터, 치유길(탐방로), 특산품 전시장 등을 갖췄다. 쉼과 여유 그리고 치유라는 콘셉트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에코리움에서 30분 거리인 금강송면 전곡리 양원마을 라벤더농장에서 다음달 말까지 보랏빛 라벤더 축제가 이어진다.

울진=글·사진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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