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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성에만 목멘 일반인 예능의 ‘명과 암’



지난 25일 한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시작이었다. ‘전지적 참견 시점’(MBC)에 출연 중인 개그맨 이승윤의 매니저 강현석(사진)씨에 대한 채무 관련 폭로였다. 작성자는 약 5년 전 강씨에게 65만원을 빌려줬고 소송 끝에 6개월이 지나서야 힘겹게 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고 썼다.

논란이 커지자 강씨는 다음날 자신의 SNS를 통해 “채무 관련 내용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채무 관계는 당시 해결했지만, 그 과정에서 보인 제 태도는 분명 옳지 않았다”며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비판 여론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는 방송에서 훤칠한 외모에 스타를 돌보는 헌신적인 모습으로 사랑받았다.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인기상을 받았을 정도다. 그런 그가 성실한 이미지와 달리 채무를 회피했다는 사실에 대중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문제는 전지적 참견 시점이 구설에 오른 게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5월 방송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 장면을 사용하며 참사를 희화화했다는 거센 질타를 받았다.

무엇보다 매니저라는 일반인 출연진이 프로그램의 중심에 서면서 의도치 않은 논란이 계속 발생했다. 방송인 광희의 매니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군 제대 후 복귀한 광희는 매니저 유시종씨가 과거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곤욕을 치렀다.

또 개그맨 박성광의 매니저 임송씨가 지난 4월 소속사 퇴사를 결정하면서 프로그램은 뜻밖의 변수를 만나기도 했다. ‘병아리 매니저’로 불리며 사랑받았지만 주변의 지나친 관심으로 인한 부담이 퇴사를 고민케 한 이유로 전해진다.

전지적 참견 시점의 이런 수난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관찰 예능의 태생적 한계와도 무관하지 않다. 일반인 관찰 예능은 TV를 점령한 연예인 관찰 예능의 대안 격으로 등장했다. 스타들의 삶에 기시감을 토로하던 시청자들은 일반인들이 풀어내는 생생한 이야기에 적잖은 위로를 받았다.

하지만 일반인 출연진들로 인한 논란이 프로그램마다 반복되면서 적절한 검증 틀이 갖춰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청자들의 피로감도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미디어의 특성상 출연진들의 갑작스러운 하차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관찰 예능은 편집을 통한 이미지 메이킹이 전제돼 있다. 따라서 출연자가 적절히 검증되지 못했을 때 여러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는 방식”이라며 “많은 일반인이 조명되고 있는 만큼 섭외 단계에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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