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최강을 자랑하던 LA 다저스 선발진에게도 ‘투수의 무덤’은 공포 그 자체였다. 워커 뷸러, 류현진에 이어 클레이튼 커쇼까지 올 시즌 다저스의 빛나는 선발 트리오가 힘 한 번 못쓰고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인 쿠어스필드에서 나란히 난타당했다.
커쇼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피홈런 하나를 포함해 7안타를 맞고 5실점(4자책점)했다. 다저스가 3대 5로 패하며 커쇼는 시즌 2패(7승)를 기록했다.
쿠어스필드는 높은 고도로 공기 저항이 적어 타구 비거리가 늘어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친화 구장이다. ‘슈퍼 히어로’들이라는 극찬을 받았던 다저스 선발진도 쿠어스필드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신예 뷸러가 지난 28일 5⅔이닝 7실점하며 두들겨 맞은 것이 시작이었다. 뷸러의 평균자책점은 2.96에서 3.43까지 치솟았다. 그나마 패하지 않은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다음 날 메이저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 행진 중인 류현진도 4이닝 7실점으로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다. 1.27이던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83으로 껑충 뛰었다. 7실점은 올 시즌 류현진의 최다실점이다.
특히 둘은 ‘6월의 투수’ 후보로 꼽힐 정도로 페이스가 좋았다. 뷸러는 6월 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87을, 류현진은 4경기에서 승은 1승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 0.69로 훌륭한 피칭을 선보였다. 그러나 쿠어스필드의 저주로 이들의 수상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 쿠어스필드에서의 3경기 세 투수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9.72(16⅔이닝 19실점)이나 된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