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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불안·분노·중독·광기는 사랑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각각 의인화한 캐릭터를 앞세워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10년 넘게 정신과 의사로 일한 저자가 “마음의 얼굴”을 그려낸 신간이다. ‘마음의 여섯 얼굴’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여섯 개의 감정, 우울 불안 분노 중독 광기 사랑을 차례로 다루고 있어서다. 누구나 알 수 있듯 마지막에 놓인 ‘사랑’과 달리 앞의 다섯 감정은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긴다. 저자는 우울 불안 분노 중독 광기가 각각 사랑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들려준다.

저자의 단단한 필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 이야기에 인류의 문화사에 크고 작은 발자국을 남긴 작가나 작품들 스토리를 더하고 인상적인 해설까지 가미해놓았다. 독자들은 뭉근한 위로의 말을 듣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정상처럼 산다는 것”에 몰두한 나머지 ‘정상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을 보자. 이들은 건실하고 안정적이고 외향적이며 숫자에 밝은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의 삶엔 그늘이, 어둠이 없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의 특징을 늘어놓은 뒤 이렇게 말한다.

“깊게 출렁이며 삶을 채우는 내면이 부재하기에, 그 공허를 채우고자 더 큰 성공을 꿈꾼다. …이 지경에 도달한 사람들을 우리는 멀리서 부러워한다. 그러나 가족들은 안다. 저 얄팍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이들이 저도 모르게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떠넘기는지.”

세상에 마음의 우물을 그려낸 책이야 많지만 ‘마음의 여섯 얼굴’은 저자 자신의 “사적 삶”을 두텁게 포개놓았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띤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민망함을 무릅쓰고 ‘나’의 이야기를 남겨놓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보다 나 자신의 마음과 몸을 통과해가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서 생각하는 능력이 내게는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독자들에게 이런 당부를 전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독자 한 분 한 분이 자신의 삶 속에서 이 책의 문장들을 다시 살아보실 수 있다면, 그래서 이 책과 다른 유일무이한 책이 마음에서 쓰일 수 있다면 글쓴이로서 그만큼 반가운 일은 없을 것 같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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