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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트롱이 달 디딜 때… 궤도 위에 그가 있었다

1969년 달 탐사 당시 아폴로 11호에 승선한 우주인들. 왼쪽부터 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스, 버즈 올드린. AP뉴시스




50년 전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딜 때, 광막한 우주 공간에는 닐 암스트롱도, 버즈 올드린도 아닌 제3의 우주인이 있었다. 이 인물은 암스트롱, 올드린과 함께 아폴로 11호를 타고 우주로 날아갔다. 그리고 두 동료가 달로 향했을 때 홀로 사령선을 지켰다. 그는 혼자 우주 공간에 떠 있던 당시를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내 위치에 지극히 만족한다. 세 번째 자리 역시 다른 둘 만큼이나 중요하다. …외롭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고독은 불가피하다. 달 뒤로 넘어가는 순간 지구와 무전통신까지 끊기면서 외로움은 더 깊어진다. 나는 혼자다. 진정 혼자다. 이 공간에서는 세상에 알려진 그 어떤 생명체와도 단절되어 있다. 내가 유일한 생명체다.”

‘달로 가는 길’은 저렇듯 상대적으로 유명하지 않았던 한 우주인이 써 내려간 우주 여행기다. 저자인 마이클 콜린스(89) 이탈리아 로마 출신으로 63년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로 선발됐다. 그는 아폴로 11호의 사령선 파일럿이었다. ‘달로 가는 길’은 그가 미국에서 74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책에는 NASA의 우주인 훈련 과정과 달 착륙까지의 여정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

행간에는 그 누구도 쉽게 갈 수 없었던 곳을 먼저 다녀왔다는 자부심이 묻어난다. 저자는 “내가 있던 곳, 내가 한 일들을 여러분은 절대 이해 못한다”며 “어느 행성의 대기도 거치지 않은 태양의 진짜 빛을 보았다”고 썼다. 이렇듯 뻐기는 이야기가 얄밉게 들리진 않는데, 이유는 그가 동료들과 함께 완성한 프로젝트가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 누구나 알고 있어서다.

저자는 “인간은 능력이 있을 때 늘 떠났다”며 “우리가 미래 탐사에 등을 돌리는 순간 모두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달에 다녀온 직후인 69년 9월 16일, 그는 워싱턴에서 열린 양원 합동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머지않은 미래, 지구인이 화성이든 어디든 다른 행성에 발을 디딜 때가 있을 겁니다. 그러면 닐이 처음 달 표면에 발을 디디면서 했듯, 이렇게 말하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나는 미국에서 왔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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