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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역모임의 생명은 전도”… ‘식탁교제+간증’ 접목하니 급성장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가 2013년 7월 교회에서 개최된 ‘부산·경남 복음화를 위한 하계대수련회’에서 기도회를 인도하고 있다.세계로교회 제공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


얼마 전 구역장이 와서 이런 푸념을 늘어놨다. “목사님, 더 이상 구역장 못 해 먹겠습니다.” 구역장으로 임명받은 지 3개월도 안 됐는데 뭐가 그리 힘들다는 것인지 궁금했다.

“잘 모여 주기만 해도 한번 해보겠는데, 도통 모이지 않으니, 마 힘들어 못 하겠습니더.”

이것이 모든 구역장이 겪는 가장 어려운 문제 아닌가. 구역모임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성도에게 가서 넌지시 물어봤다. “왜 구역모임에 가지 않습니까.” “아이고예, 목사님. 바빠서 못 갑니더. 도무지 시간이 안 나네예.”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속지 마라. 이런 말은 모두 구실일 뿐이다. 아무리 바쁘고 시간이 없어도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라도 한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한 시간만 여유 있어도 낚싯대를 잡는다.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PC방에 가서 키보드를 두드린다.

사람들은 왜 죄를 지을까.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죄가 즐거움을 주지 않는다면 아무리 죄를 지으라 해도 짓지 않을 것이다. 재미가 있으니 거짓말을 해가면서 죄를 짓는다. 구역모임은 바빠서 못 간다고 하면서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은 찾아서 한다.

교회 초기 때 일이다. 10가구 정도 심방을 마친 뒤 어르신으로 구성된 구역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 갑자기 담임목사가 나타나니 놀라는 분위기였다.

“목사님이 오셨으니 예배를 목사님께서 인도해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꺼.” “저는 옆에 있겠습니다. 원래 하던 대로 진행하십시오. 제가 오늘은 좀 피곤합니다.” “그럼 기도라도 해주이소.”

기도를 시작했는데 얼마나 피곤했는지 깜빡 잠이 들었다. 놀라서 깼다. 살짝 눈을 떠보니 구역장도 자고 구역 식구들도 자고 있었다. 그런데 더 기막힌 일은 놀라서 깨긴 했는데 이 기도가 시작기도인지, 마치는 기도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옆에 찬송가가 펴있는 것을 보고 시작하는 기도인 줄 알았다.

‘이렇게 졸고 있는 모임에 비신자가 과연 오겠는가.’ 이런 식의 예배라면 더 의미가 없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럼 그나마 재미있는 것이 무엇입니까.” “마 먹고 교제할 때가 제일 재미있습니더.”

돌아오는 주일 강단에서 이렇게 선포를 했다. “구역예배를 구역모임으로 바꾸십시오. 예배드리지 말고 함께 모여서 식탁 교제를 나누십시오. 모여서 먹지 않는 그 구역의 구역장은 곧바로 교체하겠습니다.”

사실 가는 곳마다 식탁 교제의 본을 보이신 분은 예수님이다. 삭개오 집에 가서도 식사하셨고 나사로 집에 가서도 식사를 하셨다. 바리새인 시몬의 집에 가서도, 심지어 마지막 만찬 때도 식탁 교제를 하셨다.

처음엔 효과가 컸다. 모름지기 사람들은 입이 열려야 마음이 열린다. 무조건 모이면 함께 먹었다. 먹고 교제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예배를 드리지 않으니 지겹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목사님예, 구역끼리 모인 것까진 좋았는데요. 쪼매 이상합니데이. 모여서 열심히 먹었는데 그냥 흩어지려고 하니 먼가 이상해서예. 이게 뭐 계모임도 아니고 말입니더.”

일리가 있었다. “그럼 이제부터 모일 때마다 그 전 주 주일예배 설교를 갖고 은혜를 받은 것을 나누시지요.” “목사님.” “왜요?” “마 목사님은 지난주 무신 설교를 했는지 아십니꺼.” 갑작스러운 질문에 말문이 턱 막혔다. 구역장이 입을 열었다. “목사님도 모르시는데 교인이 어캐 알겠습니꺼.” 곰곰이 생각하다가 떠오른 게 간증이었다. “그러면 돌아가면서 간증을 나눠보시지요.”

이것이 소위 말하는 대박이 됐다. 이때부터 교회가 급속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구역모임의 가장 큰 생명은 전도다. 구역모임은 반드시 전도로 이어져야 한다. 성도들이 함께 먹고 교제하는 이유 또한 불신자들이 쉽게 오도록 이끌기 위함이다.

술을 많이 마셔서 골치가 아픈 남편을 둔 아내를 전도하고자 한다면 미리 구역장이 분위기를 조성한다. “야, 거 옛날 같으면 이 반찬에 한잔 땡겼어야 하는데.” 그러면 옆의 구역원이 간증을 시작한다.

“사실 제가 교회 나오기 전 얼매나 술을 좋아했는지 모릅니데이. 열명 넘는 직원들 룸살롱 술값을 내느라 월급을 받지 못한 적도 있습니더. 하루는 밤 12시에 전화가 왔는데, 친구가 룸살롱 잡았으니 나오라는 겁니더. 나가려는데 와이프가 ‘가고 싶으면 100대를 맞고 가라’고 소리를 질렀거든요. 마 알았다 카고 100대 맞고 룸살롱 간 적도 있습니데이. 근데 억지라도 교회에 나오다 보니 어느 날부터 은혜를 받게 되고 회개한 후 지금은 집사가 됐습니데이. 미안한 마음에 한번 두번 나간 교회가 이제는 제 인생을 바꿔놓았지예.”

이쯤 되면 옆에 있는 부인이 거든다. “정말 이 사람이 술에 빠져있을 땐 우리집이 지옥처럼 엉망진창이었어요. 근데 지금 우리집은 완전히 천국됐다 아입니꺼.” 그러면 전도 대상자는 입을 열게 돼 있다. “우리 남편도 그분들처럼 달라진다면 소원이 없겠습니데이.” “그러면 일단 남편 오기 전에 영희 엄마부터 먼저 교회 나와보세요.”

이후 구역장과 구역원들이 함께 전도대상자를 찾아가 교회에 나올 것을 권하면 못 이기는 척 따라 나오게 된다. 이후부턴 아내와 함께 남편 전도를 위한 작전을 짰다.

전도를 위한 대화 이렇게… 인생을 확 바꿀 수 있는 기회

전도자: 김 선생님, 반갑습니다. 오늘 교회 처음 오신 모양이죠?

대상자1: 네, 처음 왔습니다.

전도자: 온 천지에 교회가 있는데, 교회도 다니지 않고 뭘 하셨나요.(웃음)

대상자1: 먹고 살기 바빴습니다.

전도자: 그런데 김 선생님, 먹고 살려고 바쁘지만 인간은 결국 죽습니다.

대상자1: 네, 결국은 다 죽죠.

전도자: 그럴 리는 없겠지만 김 선생님은 만약 오늘 세상을 떠나신다면 가실 곳은 있습니까.

대상자1: 글쎄요.

전도자: 김 선생님, 집을 한 채 사는 데도 모델하우스를 몇 번이나 가보고 중고 차량을 한 대 사는 데도 몇 번이나 점검을 합니다. 태어난 인간은 100% 죽는 것이 사실인데, 아무 준비도 없이 산다는 것이 우습지 않습니까.

대상자1: 바쁘다 보니 아무 생각 없이 살았네요.

전도자: 김 선생님, 바쁘다고 목적지도 모르고 아무 차나 탄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번 기회에 예수 믿고 살아보시면 인생이 확 달라질 것입니다.

대상자1: 잘 알겠습니다.

전도자: 그런데 김 선생님, 믿을 바에는 처음부터 확실하게 믿어야 하나님의 큰 은혜와 복을 받게 됩니다.

대상자1: 노력해보겠습니다.

전도자: 김 선생님, 기회는 늘 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이 기회를 놓치면 언제 또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오늘 김 선생님이 우연히 교회 나온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하나님께서 김 선생님을 사랑하셔서 부르신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을 믿고 살면 운명이 달라질 것입니다.

전도자: 이 선생님은 종교가 무교시군요.

대상자2: 네, 그렇습니다.

전도자: 그런데 이 선생님은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무교라고 하는 것은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는 것을 믿는 것’이 아닙니까. 어떻게 이런 종교를 다 가지고 계십니까. 기독교나 불교를 믿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참 어려운 종교를 가지고 계시네요.

대상자2: 글쎄요. 저는 잘 몰랐는데 알고 보니 좀 우습군요.

전도자: 이번 기회에 하나님을 한번 믿고 살아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예배드릴 때 수천명이 모였잖아요. 이 사람들도 처음엔 이 선생님과 같았습니다. 제가 이 사람들에게 막 세뇌교육을 시켜서 이들이 주일날 놀러 가지 않고 이 자리에 오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를 나오셔서 몇 번 예배를 드리다 보면 하나님께서 선생님에게 무엇인가를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대상자2: 네, 알겠습니다.

전도자: 박 선생님은 옛날에 교회에 다녀보신 적이 있는 모양이죠.

대상자3: 네, 청년부 때 교회 나가서 세례까지 받았습니다.

전도자: 아니 세례까지 받았다고요? 박 선생님 큰일 났군요.

대상자3: 왜요?

전도자: 저는 박 선생님을 오늘 처음 만나 뵙지만, 박 선생님처럼 옛날에는 교회 다니며 예수님 믿고 세례까지 받은 사람들이 어느 날부터 교회 다니지 않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알고 있습니다. 그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

대상자3: 궁금한데요.

전도자: 되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박 선생님, 저는 박 선생님을 잘 모르지만 제 말이 틀렸습니까.

대상자3: 맞는 것 같군요.

전도자: 이대로 계속 사시면 정말 되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세례까지 받은 사람들은 그 당시에 예수님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자녀로 태어난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하나님의 방법으로 살지 않고 세상적으로 살면 하나님은 그 자녀를 사랑하시는 고로 그 자녀가 돌아올 때까지 아무것도 안 하시게 됩니다. 오늘부터 신앙생활을 회복하시면 하나님께서 지나간 공백을 회복해 주실 것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대로 계속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신앙도 회복하고 인생도 회복되기를 원하십니까.

대상자3: 오늘부터 다시 한번 신앙생활을 해보겠습니다.

전도자: 박 선생님, 기회는 늘 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하나님께서 박 선생님을 회복시키려고 부르셨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하나님의 부름에 응답하시기를 바랍니다.

대상자3: 잘 알겠습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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