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이 많이 지지하는 쪽으로 정책이 결정되고 사람이 선출된다. 국민의 지지를 더 많이 받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그가 임기 동안 나라를 이끌고 나간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어떻게 해서든 지지율을 높이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종교인들도 마찬가지다. 인기가 높은 목회자는 책도 많이 팔리고 어딜 가나 중요한 사람으로 인정받는다. 교인 수가 수만명 되는 교회 목회자는 어마어마한 힘을 갖게 되고 지도력도 인정받는다.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에도 참석하고 전 국민의 관심 대상이 된다.
그런데 성경에서는 이러한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이 나온다. 어떤 사람이 백성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배신을 당하지만, 그 지지율과 상관없이 성령의 능력으로 승리하는 모습이다. 성도는 사람들의 수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능력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바로 성령의 능력이다.
삼손시대 때 이스라엘 백성은 블레셋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마치 일제강점기 36년간 식민지로 살았던 것과 같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민족정신도 없었고 신앙심도 다 죽어 있어서 블레셋에게 대항할 수 없었다. 마치 중증장애인과 같아 스스로 힘으론 반대하거나 일어설 능력이 없었다.
이때 오직 삼손만이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기만 하면 블레셋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백성 중에서 삼손의 생각을 지지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삼손은 늘 외톨이였다.
어느 날 삼손은 아주 특이한 체험을 한다. 혼자 묵상할 때 하나님의 말씀이 들리고 사자를 찢어 죽일 정도의 힘이 생긴 것이다. 삼손은 성령이 강하게 임하면 자신의 힘이 매우 세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 힘이 언제 세어지는지, 어느 정도 힘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하나님의 백성에게는 세상 사람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떤 능력이 있다. 그것이 기술을 이기고 군사력을 이기고 돈의 힘을 이긴다. 그런데 삼손은 블레셋 신부와 결혼잔치를 하면서 수수께끼를 냈다가 진다. 블레셋 사람들이 수수께끼를 풀려고 삼손의 신부를 통해 몇 날 며칠을 괴롭힌 끝에 알아낸 것이다. 이 사건으로 볼 때 삼손은 비밀 능력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을 쓸 줄 몰랐고 세상에 대해선 너무 무지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성령의 사역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 대개 일반 은총과 특별 은총으로 나누어서 성령 사역을 생각한다. 일반 은총은 이 세상 전체에 주시는 은혜다. 세상의 질서가 유지되고 전염병이나 지진이나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또한 미술 음악 문학 지도력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이들이 세상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 일반 은총이다. 이것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많이 주어진다.
거기에 비하면 특별 은총은 성경을 해석하고 전하며 예수를 믿게 하는 능력이다. 이 은총은 오직 하나님의 백성에게만 나타나는 능력이다. 인류를 발전시키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이 일반 은총인 것 같지만 사실은 특별 은총이 훨씬 더 강력하게 작용한다. 특히 능력 있게 하나님의 말씀이 해석되고 설교 될 때 부흥이 일어난다.
성령은 신자들에게 개인적으로 능력을 나타내신다. 성령충만은 성령이 내 안에 가득 차서 나와 성령이 완전히 하나가 되는 것이다. 마치 기계가 정확히 맞물려 돌아가는 것과 같은데, 그렇게 톱니가 정확하게 일치해 돌아가면 소리도 나지 않을뿐더러 최고의 힘이 발생한다. 거기에는 믿음의 분량과 성장에 따라 능력 차이가 있다. 모세와 엘리야, 엘리사는 기적을 한없이 행했다. 그들 믿음의 분량이 컸기 때문이다.
삼손을 높이 평가할 부분은, 그가 블레셋과의 대결에서 한 번 졌다고 해서 완전히 낙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블레셋을 치기 위해 밭에 놀고 있는 많은 여우의 꼬리에 횃불을 달아 블레셋 사람들이 1년간 농사지은 곡식과 과일나무를 태운다.
블레셋 사람들은 이스라엘 청년 한 명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자기들이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블레셋이 새까맣게 몰려와 진을 친 것을 보고 두려워했다. 그래서 삼손을 밧줄로 묶어 블레셋 진으로 끌고 가 넘긴다.
블레셋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할 때 삼손에게 하나님의 성령이 임했다. 그리고 나귀 턱뼈로 블레셋 사람들을 치기 시작했고 1000명이 그가 휘두른 나귀 턱뼈에 맞아 즉사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신 이유가 뭘까. 우리에게 교훈을 주시기 위함이다. 우리는 자꾸 사람의 힘을 의지하려 하고, 특히 인원수에 의해 이기고 지는 것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삼손을 통해 이기고 지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성령의 능력으로 결정된다고 말씀한다.
모든 크리스천에게는 수수께끼 같은 능력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성령의 능력이다. 그 능력은 말씀과 기도와 함께 역사한다. 돈을 의지하면 망한다. 사람의 능력을 의지하면 언젠가 배신당한다.
오늘날 같은 혼란의 시대야말로 능력 받을 기회다. 원수에게 속지 말고 성령 충만하여 믿음의 용량을 크게 가지자. 우리가 엄청난 말씀으로 무장하고 기도할 때 전무후무한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서 우리에게 평화와 축복을 주실 것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