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미분류  >  미분류

단기선교 시즌… 초대교회 신앙선배 선교는 어땠을까

사도 바울과 초대교회 성도들은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기 위해 험준한 육로와 위험천만한 뱃길을 분주히 다녔다. 사진은 소아시아 일곱 교회 중 한 곳인 터키 사데교회 유적. 픽사베이






바야흐로 교회의 ‘단기선교·비전트립 시즌’이다. 여름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선교지 교회를 탐방하며 선교사를 위로하고 영성을 돌아보는 시기다. 비행기나 여객선 등 변변한 교통수단이 없던 1세기 당시의 선교는 어땠을까. 사도들의 선교 행적을 꼼꼼히 다룬 책을 살펴보며 지금 못지않게 세계 곳곳에서 활약한 신앙 선배의 흔적을 따라가 보자.

그리는 성경(신약편)/이문범 지음/두란노

이스라엘 성지대학원 겸임교수인 저자가 지도를 통해 신약성경을 알기 쉽게 안내하는 나침반 같은 책이다. ‘역사지리로 보는 성경’으로 이름을 알린 저자는 1세기 유대와 사마리아, 로마와 소아시아 등지에서 일어난 성경 속 사건을 지도로 정리하면 신약성경 속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유대인의 사고는 시간보다 지역이 우선되므로 성경 또한 한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이 모두 마무리된 후 다음 지역의 사건이 서술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예수의 사역을 서술한 4복음서의 경우 글로 읽을 땐 각 책의 차이를 크게 느끼기 힘들지만, 지도로 사건을 표기하다 보면 성경 사건의 순서나 저자의 의도를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 사역 루트, 사건이 일어난 지형을 보며 이들이 선교 당시 느꼈던 생각이나 어려움 등을 헤아려 볼 수도 있다.

저자는 신약성경 저자들과 주요 무대 및 사역을 꼼꼼히 정리해 독자가 직접 부록의 지도 위에 말씀을 그려보고 상황을 해석하도록 안내한다. 성경에 등장하는 명승지의 현재 모습이나 먹거리는 따로 정리해 성지순례 시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지역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나 주요 인물의 연표도 함께 정리해 성경 사건과 역사를 비교하며 묵상할 수 있도록 했다. 선교계에서 논란이 됐던 ‘백 투 예루살렘’ 운동에 대한 성경지리적 관점도 소개한다.

부록에는 신약성경의 무대가 되는 각 지역 지도와 OHP필름이 2장씩 들어있다. 독자가 지도에 사역 루트나 사건을 표기할 때 쉽게 지우고 그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저자의 강의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큐알(QR)코드도 실어 지도 작성의 상세한 매뉴얼을 제공한다.

브리스길라의 일기/진 에드워즈 지음/전의우 옮김/생명의말씀사

1세기 초대교회는 어떤 식으로 단기선교를 했을까. 책은 바울의 3차 전도여행의 내막과 초대교회가 소아시아와 로마 일대에서 펼친 선교에 관한 흥미진진한 내용을 들려준다. 바울의 동역자로 로마 시민이었던 브리스길라는 유대인 남편 아굴라와 함께 고린도와 로마에 머물며 바울의 사역과 현지 교회의 성장을 지원한다.

책은 훗날 로마서와 고린도후서로 엮인 바울의 편지가 어떤 상황에서 작성됐는지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은세공품 판매상인 데메드리오가 2만4000여명을 선동해 ‘에베소의 아데미는 위대하다’를 외치게 만든 사건을, 바울의 동역자 시선으로 재구성해 사건 전말을 상세히 소개한다. 서기관 더디오가 바울의 편지를 받아쓰기 전, 파피루스 상아 갈대 등의 필기구를 다듬는 장면에서는 1세기 문필가의 풍속을 엿볼 수 있다. 당시 세계의 중심이던 로마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높은 집값을 표현한 대목에서는 이와 크게 다를 바 없는 21세기 대한민국의 상황이 겹친다.

책의 백미는 바울이 소아시아 일대를 다니는 도중 틈틈이 로마의 그리스도인에게 편지를 보내는 장면이다. 바울은 박해와 분열 등 각종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초대교회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만이 우리를 의롭게 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하나 된 공동체가 될 것을 강조한다.

소아시아 각지의 초대교회를 찾아 말씀을 전하던 바울은 죽음을 각오하고 예루살렘을 방문한다. 책은 바울이 예루살렘에서 체포된 후 로마로 압송되는 과정을 전하던 도중 ‘로마 그리스도인이 박해를 당했고 예루살렘이 멸망했다’는 이야기를 남기며 끝을 맺는다.

브리스길라는 이렇게 말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제 모두 늙었고 곧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리스도 안의 사랑하는 형제인 당신에게 당부한다. 이 모든 용감한 사람들만큼 당신도 주님께 충성하길 바란다.” 1세기 당시 복음을 땅끝까지 전했던 초대교회 성도가 우리 시대 기독교인에게 전하는 묵직한 메시지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