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추장님이 예수님을 영접하는 역사가 있었습니다. 마음을 열지 않던 아이들도 ‘갓 이즈 굿(God is Good)’을 외쳤어요.”
서울 강남중앙침례교회 청년 90여명이 3주간의 미국 단기선교를 마치고 지난 17일 귀국했다. 한국에 복음을 전파한 미국으로 선교를 떠난 점도 이색적이지만 이들에겐 더 특별한 일정이 있었다. 인디언 원주민 사역이었다.
빈미연(26)씨는 28일 “뉴멕시코주 타오스에서 만난 인디언들을 잊을 수 없었다”며 현장 이야기를 들려줬다. 빈씨 등 선발대로 출발한 강남중앙침례교회 청년 16명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부터 열흘간 인디언 사역에 참여했다. 이들이 인디언들과 만날 수 있었던 건 텍사스주 댈러스의 세미한교회 덕이다. 세미한교회는 지난해 12월 강남중앙침례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최병락 목사가 세웠다. 이곳에서 최 목사는 12년간 인디언 원주민 선교사역을 진행했다.
올해 인디언 사역에 함께한 강남중앙침례교회 청년들은 세미한교회 청년들과 함께 13시간을 차로 이동해 뉴멕시코주 타오스 피커리스 지역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만난 건 나바오족과 함께 미국의 대표적 인디언 부족으로 꼽히는 푸에블로족이었다. 이들은 인간이 지하세계에서 왔다고 믿으며 높은 산을 숭배했다.
세미한교회의 지속적인 사역 덕에 교회가 세워졌고 원주민들도 교회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다. 청년들은 돈을 벌겠다며 지역을 떠났고 그나마 마을에 남은 청년들은 마약 등 약물에 빠져 있었다.
이번 선교사역의 1차 목표는 ‘4-14(Four-Fourteen)’이었다. 4살부터 14살까지 믿음을 제대로 구축하면 신앙은 굳건하다는 뜻에서 이름을 붙였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여름성경학교(VBS)를 진행했고 중·고등학생들에게도 성경을 가르쳤다. 여기에 난타와 K팝 공연 등 문화행사를 했고 미용기술을 가진 청년들은 원주민들의 피부와 손톱을 관리하면서 소통했다.
어른들을 위한 전도도 잊지 않았다. 부족한 일손을 돕기 위해 농사나 집안일을 거들었다. 원주민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청년들을 태운 차가 마을에 나타나면 주민들은 밖으로 나와 이들을 맞았다. 성경학교에 아이를 보내겠다며 시간을 묻기도 했다.
결실을 본 건 ‘패밀리 나이트’ 때였다. 지역 주민들의 존경을 받는 원로 추장 제임스(67)씨는 강남중앙침례교회 청년들이 집안일을 돕겠다며 찾아왔을 때만 해도 예수님을 몰랐다. 그러나 청년들을 통해 경계를 풀더니 세미한교회 사역자들의 기도를 받고는 패밀리 나이트에서 기도하고 하나님을 영접하겠다고 고백했다.
강남중앙침례교회와 세미한교회 청년들은 인디언 사역을 끝낸 뒤 곧바로 30여개국 난민들이 있는 난민촌에서 2차 사역을 진행했다. 단기선교의 마지막은 지난 12일부터 텍사스주 자마 글로벌 캠퍼스에서 진행한 연합수련회였다. 강남중앙침례교회 청년 90여명과 세미한교회 청년 등 30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두 교회는 형제교회 협약식도 가졌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