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광야 13곳과 이곳을 거쳐 간 신앙 선배의 행적을 소개하며 인생 교훈을 전하는 책이다. 가인으로 시작된 광야 이야기는 아브라함 모세 엘리야를 거쳐 세례 요한과 예수, 바울에 이른다.
특기할만한 내용은 아브라함 등 위대한 신앙인으로 소개된 이들도 부족함이 많았으며, 가인과 하갈처럼 악하게 묘사된 인물도 주님의 은총을 받았다는 것이다. 아브라함은 90세가 다 되도록 하나님이 자녀를 주지 않자 하갈에게서 이스마엘을 얻는다. 사라는 이스마엘이 이삭의 유업을 넘볼 것을 염려해 하갈 모자를 광야로 내쫓았다. 이때 하루 치 식량만 챙겨줬으니 광야에서 굶어 죽으라는 의미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주님은 하갈을 기억하고 이스마엘이 큰 민족을 이루도록 돕는다. 동생을 죽인 가인에겐 표를 줘 광야에서 살해당하지 않도록 보호한다. 하나님은 부족한 자를 들어 쓰며 차별 없이 공평하게 대하는 분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히브리 노예에서 애굽의 총리가 된 요셉의 형통을 ‘난관을 돌파하는 힘’으로 해석한 것도 이채롭다. 내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는 것,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형통의 진정한 의미라고 저자는 말한다.
요셉뿐 아니라 다윗과 바울도 13년을 광야에서 지낸다. 이스라엘 백성은 출애굽 시기엔 40년을, 바벨론 포로기에는 70년이란 광야를 거쳤다. 광야에서 오래 머물며 쌓은 경험은 모두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통로가 됐다.
혹시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광야로 느껴지는가. 장하(長夏)에 맺은 열매가 달듯, 광야를 ‘인생의 장하’로 바라보는 건 어떨까. 그럴 때 삶도 영성도 풍성히 영글어질 것이다.
양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