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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지는 찰흙·비행기 놀이 재미있어요”

캄보디아 씨엠립주 옴무노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20일 세이브존 백화점 국제교육협력단(KOWEA) 단원들과 함께 만든 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KOWEA 단원들이 옴무노초등학교 학생, 교직원과 두 손을 들고 단체촬영을 하는 모습.


지난 20일 캄보디아 씨엠립주 도심을 떠난 4대의 승합차가 동쪽으로 50㎞쯤 떨어진 옴무노초등학교로 향했다. 차에는 세이브존 백화점 국제교육협력단(KOWEA) 단원 28명이 나눠 탔다. 이날 방문한 초등학교는 KOWEA가 캄보디아에서 181번째로 후원한 학교다.

단원들은 캄보디아 교육협력단 25기로 세이브존 백화점 화정점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로 구성됐다. 지난 6월부터 캄보디아 초등학생들과의 수업을 준비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두 달 동안 교육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미술의 여러 가지 표현기법과 색의 특성, 찰흙놀이, 비즈공예, 비행원리 배우기 등 예술과 과학 분야 수업을 준비했다. 예체능 수업이 없는 캄보디아에선 경험하기 어려운 특별수업이다.

캄보디아의 교육 인프라는 1975년 크메르루주가 수도 프놈펜을 장악한 뒤 전국적으로 벌인 대학살로 대부분 파괴됐다. 79년부터 시작된 교육 재건 사업은 여전히 미완성이다. 프놈펜을 제외하면 교육을 위한 시설과 장비, 교사, 교육 방법 등 모든 분야의 수준이 떨어진다.

울퉁불퉁한 흙길을 한 시간 남짓 달린 차량은 오전 8시쯤 학교에 도착했다. 학교 마당엔 6명의 교사와 100여명의 학생들이 나와 두 손을 모으고 “쭘무립쑤어(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캄보디아 전통 인사법이다. 단원들도 같은 방법으로 인사하며 반가움을 표했다.

수업을 위해선 한국어를 영어와 크메르어로 순차 통역해야 했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었지만, 학생들은 낯설지만 새로운 체험 수업에 빠져들었다.

학생들은 모든 걸 흥미로워했다. 이곳 초등학교에선 물감이나 찰흙 모형비행기 같은 교구를 접하는 게 쉽지 않아서다. 어린 학생들은 단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빠르게 배웠다. 찰흙놀이 수업에 참여한 혼 팔라(13)양은 “너무 재미있었다”면서 자신이 만든 그릇을 보여 줬다. 그는 “찰흙을 처음 만져 봤다”면서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만지작거릴 때마다 모양이 만들어지는 게 신기했다”고 했다.

단원들의 소감도 남달랐다. 비즈공예 수업을 진행한 김재정(53·여)씨는 “좁쌀만 한 구슬을 빠른 속도로 실에 꿰는 걸 보니 모두 손재주가 있어 보인다”면서 “앞으로도 이 아이들이 자신의 개성을 키울 수 있는 수업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21일 씨엠립주 교육대학(PTTC SR)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워크숍을 진행했다. PTTC는 캄보디아 전역에 18개가 있다. 워크숍은 예비교사들에게 새로운 교육방법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단원들이 준비한 미술과 과학 수업에는 2학년 학생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대학을 졸업한 뒤 씨엠립주 전역의 500여개 초등학교 교사로 발령받는다.

교육과정을 소개한 단원들은 교육 비전문가였지만 교육과정만큼은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완성됐다. PTTC SR의 교수인 마효정 KOWEA 단장과 여상인 경인교대 교수를 비롯해 국내 예술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PTTC 교수들도 힘을 보탰다. 워크숍에서 발표된 교육과정은 이 대학 도서관에 비치돼 학생들의 교육자료로 활용된다.

워크숍을 참관한 판선 티비 씨엠립주 교육청 행정수석은 “캄보디아 교육이 아직 시도하지 못하는 예술 및 창의교육을 위해 KOWEA가 매년 방문해줘 무척 감사하다”면서 “KOWEA가 씨엠립 PTTC 교수와 현직 교사를 한국에 초청해 진행하는 교원 연수도 캄보디아 교육을 위해 큰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 단장은 25일 “단원 중 캄보디아 학생 2명의 한국 유학 학비를 지원하겠다는 분들도 있고 초등학교에 스마트TV를 기증하겠다고 나선 분도 있다”면서 “작은 사랑으로 큰 결실을 맺고 있는 캄보디아 교육협력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씨엠립(캄보디아)=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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