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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일래 원로목사, 무역회사 차린 까닭은

조일래 인천 수정성결교회 원로목사(오른쪽)가 27일 경기도 김포 ㈜수정 사무실 앞에서 장남 현철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목회 은퇴 후 자유로운 선교활동을 위해 무역업체까지 차린 목회자가 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총회장과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을 지낸 조일래(72) 인천 수정성결교회 원로목사 이야기다.

경기도 김포 ㈜수정 사무실에서 27일 만난 조 목사는 “무역업으로 수익을 창출해 선교비로 쓸 예정”이라며 “화장품 육류 생활용품 등 가격 경쟁력이 있는 한국과 중국, 선교지의 제품을 발굴해 무역도 하고 온라인 판매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는 목회를 시작하기 전인 1973년 부산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사업체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그는 “‘돈을 벌어 평생 100명의 선교사와 목회자를 뒷바라지하겠다’며 지인들의 투자를 받아 밀가루로 쌀 모양의 알갱이를 만드는 인조미 사업을 했었다”며 “갑자기 군에 입대하면서 사업을 접었지만, 훗날 공장터를 팔아 투자금의 150%를 돌려준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그는 신학교 입학을 2개월 앞둔 77년 1월 보증금 50만원에 월 3만5000원으로 2층 상가를 얻어 교회를 개척했다. 87년과 97년에도 서울에서 교회건축을 했으며 2005년 인천 서구 불로동 1만5493㎡(4823평) 대지로 교회를 이전했다.

조 목사는 “수정성결교회는 41년간 IMF 구제금융과 교회건축으로 인한 채무 등 재정 위기 상황에서도 우직하게 교회 예산의 절반가량을 선교비로 보냈다”면서 “그렇게 사용한 선교비만 200억원이 넘는다”고 했다.

조 목사는 2017년 7월 은퇴 후 미자립교회와 선교지를 돌봤지만, 재정적 도움을 주는 데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조 목사는 “67년간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52년간 철저하게 십일조 생활을 했는데, 사업체를 경영하며 얼마든지 풍성하게 십일조를 드릴 수 있다는 간증을 하고 싶었다”면서 “하나님의 강권적인 부르심이 있으셨으니 이 업체를 통해 가능한 한 많은 물질을 선교사업에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목자재단(가칭)을 설립해 전국 미자립교회 목회자를 돕는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난 6월 사업자등록을 하고 연세대 신방과와 서울신대 신대원을 졸업한 장남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

‘늦깎이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성공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이 멋지다. “수익 대부분을 하나님의 선교사업에 쓸 건데요. 재산 모으자고 시작한 일이 아닙니다. 사업이 안 되면 하나님 손해 아니겠습니까.” 인생 후반전에 시작한 그의 사역이 성공한다면 은퇴 목회자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게 분명하다.

김포=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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