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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멜로디 편안한 노래… 가요계 뒤흔든 ‘사춘기’

여성 듀오 볼빨간사춘기의 우지윤(왼쪽)과 안지영이 10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새 음반 쇼케이스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약 9년 전 일이다. 경북 영주여고 1학년이던 두 여고생은 하굣길에 이런 대화를 나눴다. “난 꿈이 가수인데 너도 그러니?” “이건 비밀인데…. 나도 가수 지망생이야.”

어쩌면 가수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주고받았을 말. 하지만 두 여고생은 달랐다. 2011년 팀을 결성하고 3년 뒤에는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6’에 출전해 얼굴을 알렸다. 그리고 2016년 9월 발표한 첫 정규음반 수록곡 ‘우주를 줄게’를 시작으로 ‘좋다고 말해’ ‘여행’ ‘나의 사춘기에게’ 등 내놓는 곡마다 히트시키면서 가요계의 음원 강자로 성장했다.

신데렐라 같은 성공담의 주인공은 볼빨간사춘기다. 안지영(24·보컬) 우지윤(23·기타)으로 구성된 볼빨간사춘기는 10일 새 미니음반 ‘투 파이브(Two Five)’를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타이틀곡 ‘워커홀릭’을 비롯해 총 6곡이 담긴 음반이다. 음반을 들으면 사운드가 한층 더 풍성해졌고 음악적인 스펙트럼도 넓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유의 중독성 강한 멜로디도 여전하다. 음원은 공개와 동시에 주요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얻고 있다.

특이한 건 이들의 계속되는 성공엔 이색적인 지점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대형 연예기획사 소속도 아니고 활발한 방송 활동을 통해 음악을 알리지도 않았다. 또래 걸그룹처럼 화려한 퍼포먼스나 자극적인 무대로 매력을 어필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내놓는 곡들은 차트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1억 스트리밍(실시간 듣기) 기록을 세운 노래도 한두 곡이 아니다.

차트에서의 성과는 수상 실적으로 이어졌다. 데뷔 이후 멜론 뮤직 어워즈, 골든 디스크 어워즈, 서울가요대상 등 대다수 가요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특히 데뷔 이듬해인 2017년에는 ‘우주를 줄게’로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노래’ 부문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심사위원단은 “특별한 화제성에 기대지 않고도 잘 만든 노래 그 자체의 힘으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면서 “신선하지만 편안하게 다가올 조건을 모두 갖춘 노래”라고 호평했다.

전문가들은 볼빨간사춘기의 인기 이유로 세련되고 산뜻한 멜로디, 젊은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노랫말 등을 꼽는다. 달콤한 음색으로 ‘고막 여친’이라는 별명을 얻은 안지영의 목소리도 이 팀의 강점이다. 서정민갑 음악평론가는 “보컬의 음색이 매력적이어서 한 번 들으면 계속 듣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관되게 상큼하고 발랄한 팝 음악을 내놓고 있는데, 이런 음악을 잘 만드는 것 같다”며 “음악적으로 손색이 없는 팀”이라고 평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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