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외딴 마을인 단강에서 첫 목회를 시작할 때 마을 할아버지께 들은 말이 있습니다. 한문에 조예가 깊은 어른이었습니다. 그는 신앙인들이 자신이 믿는 것을 실천하며 살았으면 좋겠다면서 실천(實踐)이란 말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열매 실’(實)은 ‘갓머리’와 ‘어미 모’(母)와 ‘조개 패’(貝)가 합해진 글자입니다. 갓머리에는 하늘이라는 뜻이 있고 조개는 과거 화폐로 쓰였습니다. 한자에 ‘조개 패’가 들어가면 보통 재물과 관련이 있습니다. ‘열매 실’은 하늘이 주신 보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쌀 한 톨도, 콩 한 알도, 우리 자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하늘이 주신 보물입니다.
‘밟을 천’(踐)은 ‘발 족’(足)에 ‘창 과’(戈) 두 개로 구성됐습니다. 창날 위를 맨발로 걸어간다는 뜻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천은 하나님이 주신 보물을, 창날 위를 맨발로 걸어가듯 지킨다는 뜻이 됩니다. 창날 위를 맨발로 걸어가며 함부로 행동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금방 발이 베이고 말 테니까요. 실천이란 삶을 걸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가짐으로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였습니다.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 7:21)는 말씀을 새롭게 마음에 새깁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