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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관사의 상징, 이경성을 기리다

ⓒ임응식,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50주년을 맞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자축행사로 역대 관장 1명을 기리는 전시를 하고 있다. ‘이경성을 회고하다’전이 그것인데, 얼핏 집안 행사로 비칠 수 있지만 이경성(1919~2009·사진) 전 관장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그는 한국 미술관사에 남을 업적과 상징성이 있는 인물이다.

그는 한국 최초의 미술 전문가 관장이다. 제9대(1981~1983)와 제11대(1986~1992) 두 번에 걸쳐 역대 최장수 관장으로 재임하며 미술관 행정 기틀을 다졌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경복궁, 덕수궁에 더부살이하다 1986년 과천관을 완공해 과천 시대를 열었을 때 그 사령탑을 맡았던 이가 이 전 관장이다. 덕수궁 시절에는 없었던 학예연구사 제도가 도입됐고 소장품 관리 제도가 만들어졌다. 해외 아방가르드 미술도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1991년 열린 독일 현대 미술가 ‘요셉 보이스’전이 그 사례다.

탁월한 미술행정가였지만 미술비평가, 미술사가, 교육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한국 미술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그는 인천에서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학 법률과에 입학했으나 미술학도 이남수, 미술사학자 고유섭 등과 교유한 것이 계기가 돼 미술사로 방향을 전환했다. 해방 후 이화여대·홍익대 교수로 있으면서 후학을 길렀다. 1951년 국내 최초의 미술비평문이라 할 수 있는 ‘우울한 오후의 생리-전시미술전(戰時美術展)을 보고’를 발표하며 미술비평가로서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건립안, 과천 야외조각공원 기공식 사진 등 그의 활동을 증언하는 각종 자료 중심으로 꾸려졌다. ‘아마추어 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도 볼 수 있다.

윤범모 관장은 “이경성은 그 이름 앞에 여러 ‘최초’의 수식어가 붙는 등 누구도 깰 수 없는 기록을 가진 인물”이라며 “마침 그의 탄생 100주년이기도 해 뜻깊다”고 말했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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