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만 1~2세부터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것이 매우 흔한 일이 됐다. 아직 면역 기능이 안정되지 않은 아이들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어울리다 보니 여러 병원균이나 사기(邪氣)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다.
한 명이 감기에 걸리면 같은 반 친구들이 우르르 감기를 앓기도 하고 수족구(手足口)병, 결막염, 장염, 수두, 독감 같은 각종 유행성 질환에 순식간에 전염된다. 실제로 지난 여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수족구병을 옮은 아이들이 아주 많은 것을 생각하면 다가올 겨울, 독감에 걸려 고생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가 단체생활을 시작하면서 이런 과정을 겪는 일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단체생활증후군으로 고생하는 것은 아니다. 감기에 걸린 친구와 하루 종일 놀아도 멀쩡한 아이들이 있다. 이것이 바로 면역력의 차이다. 아이의 면역력을 길러주는 것은 단체생활증후군을 예방할 뿐 아니라 기초체력, 신체발달, 학습능력 상승의 기초가 된다.
만약 아이가 최근 한 달 사이 2회 이상 질병을 앓았거나 수족구병 등 유행성 질환에 자주 감염된다면 가을과 겨울을 대비해 건강점검을 해보길 권장한다. 식사로 섭취하는 영양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소화기 문제로 섭취에 비해 흡수되는 양이 적지는 않은지 점검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특히 평소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비염이 있어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아이들은 침, 뜸, 한약치료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앓고 난 후에도 문제다. 병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몸의 에너지를 호흡기 쪽으로 집중시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화기능이 약해진다. 이로 인해 아이가 속이 편하지 않거나 음식 섭취가 이전보다 못할 수 있다. 장이 약한 아이들의 경우 배앓이, 설사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가정에서는 아이가 잘 먹도록 배려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프고 난 후에는 자극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음식을 챙겨주고 가능한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식재료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휴식 또한 잊어선 안된다. 평소처럼 활동하거나 노는 것에 무리가 없어 보여도 병을 앓고 난 후에는 자는 시간, 휴식 시간을 좀 더 늘려서 몸이 완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장선영 왕십리함소아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