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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로 말하자”… 사생활 논란 벙커 딛고 우승컵 든 케빈 나

케빈 나가 7일(한국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서멀린 TPC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마지막 날 연장 2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내, 딸과 함께 트로피 앞에서 밝게 웃고 있는 케빈 나. AFP연합뉴스


“누가 뭐래도 당당하고 행복합니다. 선수는 입을 다물고 골프채로 말해야 더 힘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금니를 물고 이를 갈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재미교포 케빈 나(한국명 나상욱·36)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4승을 거두고 사생활 논란에 대한 결백한 입장을 한국어로 말했다.

케빈 나는 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서멀린 TPC(파71·7115야드)에서 끝난 PGA 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을 최종 합계 23언더파 261타로 마쳤다. 공동 1위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 18번 홀(파4)에서 연장 2차전까지 갖는 혈투 끝에 승리했다. 연장 1차전을 버디로 끝내고 같은 홀에서 이어진 2차전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 보기를 친 캔틀레이를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했다.

케빈 나의 개인 통산 4승이다. PGA 입회 7년 만인 2011년에야 투어 첫 승을 수확한 대회가 바로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이었다. 지난해 7월 밀리터리 트리뷰트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에서 통산 2승을 수확할 때까지 다시 7년을 기다렸던 그는 지난 5월 찰스 슈와브 챌린지를 정복한 뒤 5개월여 만에 다시 정상을 밟았다.

캐빈 나는 골퍼로서 올해 정점에 올랐지만 그의 삶은 부침이 적지 않았다. 국내 종합편성채널 가족 예능에 출연하며 팬들과의 접점을 늘리려다 과거 성적 학대 논란과 이에 따른 파혼 사실이 다시 불거지며 프로에서 도중 하차하는 심적 고통을 겪었다. 2014년 옛 약혼녀는 당시 “케빈 나와 사실혼 관계에 있었으나 성노예 상태로 있다가 일방적으로 파혼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케빈 나는 최근 입장문을 내고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케빈 나는 경기 후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영어로 우승 소감을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소감 도중 방송사의 양해를 구한 뒤 단호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한국어로 “떳떳하다”고 말했다. 그의 앞에 세 살 난 딸이 있었다. 케빈 나는 인터뷰에 앞서 아내와 딸을 부둥켜안고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같은 날 텍사스주 더콜로니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에서는 루키인 샤이엔 나이트(22·미국)가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나이트는 우승 후 11년 전 교통사고로 숨진 오빠 브랜던을 언급했다. 그는 “또 한 명의 캐디인 오빠가 하늘에서 지켜봤을 것”이라며 “나는 하나님과 오빠를 위해 열심히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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