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유명 인사와 협업해 독창적인 PB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연예인은 물론 셰프테이너(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지도를 쌓은 셰프)와 인플루언서, 운동선수 등 활동 분야도 다양하다.
편의점 GS25는 최근 방송인 박찬호와 협업해 ‘박찬호투머치찬많은도시락’ ‘박찬호투머치참치왕김밥’ ‘박찬호투머치더블버거’ ‘박찬호투머치샤인 머스캣 400g’을 출시했다. 모든 제품은 방송인 박찬호의 특징인 ‘투 머치(과도하게 말이 많은)’에 맞춰 기획됐다.
먼저 도시락 제품은 주로 1종이던 도시락 주메뉴가소불고기, 오징어제육볶음, 모둠 튀김(치킨, 크로켓, 새우튀김) 등 3종으로 늘었다. 반찬 수도 GS25 도시락 중 가장 많은 11종이다. 총 중량도 일반 도시락 대비 20% 많아 ‘과도하게 많다’는 의미의 투머치라는 제품명을 그대로 살렸다.
박찬호투머치참치왕김밥도 주재료인 참치가 김밥 중량의 30% 들어갔다. 박찬호투머치더블버거는 4.5인치의 빅사이즈번에 중량이 80g인 불고기 패티와 치킨패티가 각각 1장씩 총 2장 쓰였다.
무엇보다 각 상품 포장에는 ‘LA에 있을 때’로 시작하는 박씨 특유의 긴 화법으로 제품 설명을 써 재미를 더했다. 박찬호 시리즈는 오는 11월까지 유제품, 스낵, HRM, 음료 등 다양한 분류의 상품으로 추가 출시될 예정이다.
편의점 CU도 개그맨 조세호와 손잡고 ‘조세호빵 시리즈’를 선보였다. ‘조세호’와 ‘호빵’의 이름을 따 겨울철 대표간식 호빵을 새롭게 꾸몄다. 조세호빵은 양념갈비와 닭강정, 제주흑돼지, 단팥호두, 고구마 치즈 등 5가지 이색 속재료가 들어간다. CU는 지난 한 해 호빵 매출액 중 63.4%가 이색 속재료 호빵에서 나온 것에 착안해 제품을 개발했다.
편의점 업계는 이미 유명인사와 협업해 내놓은 제품으로 큰 재미를 봤다. GS25는 2010년 배우 김혜자와 협업해 만든 김혜자 도시락을 출시했다. 도시락 구성이 알차면서도 값은 경쟁제품에 비해 저렴해 인기를 끌었다. 가격이나 외형에 비해 성능 등이 좋은 것에 대해 ‘혜자스럽다’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호응이 높았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2015년 아이돌그룹 걸스데이 멤버 혜리와 협업해 도시락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유명인사와 협업한 PB제품의 인기는 한때 사그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요리 예능이 인기를 끌면서 편의점 업계도 더 전문적인 PB상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CU는 지난 2015년 외식업체 대표이자 방송인인 백종원씨와 ‘백종원 도시락’을 출시해 5년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스타 셰프 오세득씨와 손잡고 ‘프레시 타임 샐러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먹방(음식을 먹는 방송) 유튜버와도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GS25는 지난 6월 구독자 30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떵개떵’과 협업해 떵개떵닭도시락을 출시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