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집, 야구여 고맙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선발투수이자 현역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뉴욕 양키스의 C.C 사바시아(39)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사바시아는 22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제는 작별할 시간이다. 고맙다, 야구여”라며 “굴곡이 있었지만 야구는 나에게 집 같은 존재”라고 자신의 야구 인생을 요약했다. 통산 250승(251승 161패)을 넘긴 그의 명예의 전당 입성은 확정적이다.
사바시아는 2001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빅리그 생활을 시작해 데뷔 첫 시즌부터 17승(5패) 평균자책점 4.39의 기록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신인상을 타기에 충분했지만 같은 해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즈키 이치로에 밀려 아메리칸리그(AL) 신인왕 2위에 그쳤다.
사바시아가 리그 최상급 투수로 올라선 것은 2007년부터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최소 188이닝을 소화해오던 사바시아는 이해 무려 241이닝을 던지며 19승(7패) 평균자책점 3.21로 AL 사이영상을 차지했다. 사바시아는 2008년 시즌 중 밀워키 브루어스로 트레이드된 뒤 11승 2패 평균자책점 1.65를 기록하며 팀을 가을야구에 올려놓았다. 자유계약선수(FA)로서 양키스와 7년간 1억61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입단한 직후인 2009년 곧바로 팀 우승에 기여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3승(1패) 1.98로 압도적인 피칭을 펼쳤다.
이후로도 꾸준한 활약으로 2012시즌을 앞두고 연장계약까지 성공한 사바시아였지만 2013년 평균자책점 4.78로 부진하며 ‘굴곡’이 시작됐다. 2014년 날씬해진 모습으로 나타나는 등 절치부심했으나 오히려 구위가 떨어지고 시즌 중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으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2015년 10월에는 알코올 중독을 고백하고 재활 센터에 들어가는 등 야구인생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그런 사바시아는 2016년 36세의 나이로 당당히 부활했다. 전성기만큼의 활약은 아니지만 2018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평균자책점 3점대에 총 32승을 기록하며 베테랑의 관록을 선보였다. 올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한 뒤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2019 올스타전에 출전해 친정팀 팬들에게 큰 환호를 받기도 했다. 통산 마지막 경기가 된 지난 18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는 어깨 탈구 부상을 안고도 공을 뿌리는 투혼을 보여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