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할 때 전략이 생기고 함께할 때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
황외석(46) 요르단한인열방교회 목사는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중동선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최근 요르단을 강제로 떠나는 한국 선교사들이 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강제 출국이 잦다는 것은 선교사 활동이 제약을 받는다는 뜻이다.
황 목사는 “한국 선교사들은 열정적인데 전략적이지 못한 것 같다”며 “서로 협력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활동하다 보니 안전문제나 위기관리에 허점이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봉사로 요르단을 방문하는 경우 반드시 현지 선교사나 한인교회와 협력해야 한다”며 “요르단은 이슬람 국가이기에 전문 선교회나 현지 한인교회 등의 도움을 받아 사전에 충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슬람 선교에 대한 한국교회의 인식 전환도 요청했다. 현지에 사는 목회자로서의 간절한 부탁이라고 했다. “이슬람 선교사들은 환경의 특수성 때문에 언제나 추방을 각오하고 삽니다. 따라서 파송 교회는 선교사들이 언제든 귀국할 수 있다는 것에 대비해 심리치료나 재파송을 위한 준비 기간을 충분히 줘야 합니다. 아쉽게도 한국교회는 이런 세심한 돌봄 없이 되레 지원을 끊어버리거나 비난만 합니다. 이슬람 선교사는 일회용이 아닙니다.”
올해로 부임 4년째인 황 목사는 요르단 현지 교민을 상대로 목회한다. 수도 암만에 있는 교회는 설립 15년이 됐다. 100여명이 출석하고 있으며 선교지향적이다. 교회는 요르단 내 이라크 크리스천 난민을 돕고 있다. 무슬림이 대부분인 시리아 난민의 경우 요르단 정부의 제재를 받지만 기독교인 난민에게는 비교적 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요르단은 7세기 이후 이슬람화됐지만 1400년 동안 기독교인과 교회(정교회, 로마가톨릭)가 존재해왔다. 성경의 배경이 되는 성지이기도 해, 구약의 모압 에돔 암몬 족속이 살던 곳, 르우벤과 므낫세 반 지파가 살던 땅이었다. 모세가 120세로 죽은 느보산, 엘리야와 엘리사 선지자의 고향이 있다. 신약에 나오는 ‘10개의 도시’란 뜻의 데가볼리, 거라사, 예수의 세례터도 있다. ‘왕의 대로’(민 20:17)도 요르단에 있다.
황 목사는 “요르단을 이해하지 않으면 성경도 이해하지 못한다”며 “한국교회와 협력하고 싶다. 단기 팀에게는 게스트룸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