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 테이블의 최상단에는 나란히 30세를 넘긴 두 선수가 위치해 있다. 제이미 바디(32·레스터 시티)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1·바이에른 뮌헨)가 그 주인공이다. 두 선수는 여전히 죽지 않은 득점 본능을 선보이며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해내고 있다.
바디는 10경기 9골 1도움으로 득점 2위권(8골)인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와 태미 에이브러햄(첼시)에 1골 앞선 단독 선두다. 머리로 3골, 오른발과 왼발로 각각 3골씩 넣는 등 올 시즌 바디는 온 몸이 무기다. 페널티킥 득점이 단 1골 밖에 없어 순도도 높다.
바디의 활약 속에 레스터도 깜짝 우승을 차지했던 2015-2016시즌의 영광을 재현할 기세다. 레스터는 29일(한국시간) 현재 승점 20점으로 리버풀(28점), 맨시티(22점)에 이은 3위에 올라있다. 지난 시즌 막판 지휘봉을 잡은 브랜던 로저스 감독의 전술이 자리를 잡았다는 평이다. 과거 선수비 후 빠른 역습으로 효과를 본 레스터는 로저스 감독 체제에서 경기를 지배하는 팀으로 탈바꿈 했다. 총 패스 4위(5431개), 평균 점유율(55.8%) 3위, 최다 득점 2위(25골), 최소 실점 1위(8골)다.
빠른 주력과 정확한 골결정력으로 역습에 특화된 공격수로 평가 받은 바디는 로저스 감독의 지배하는 축구에서도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26일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올 시즌 3차례나 멀티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2015-2016시즌 36경기 24골 6도움으로 레스터 우승을 이끌며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던 바디는 또 한 번 동화를 준비하고 있다.
레반도프스키의 득점 레이스는 더욱 경이적이다. 현재 9경기 13골로 분데스리가에서 득점 2위 티모 베르너(RB 라이프치히·6골)에 무려 7골 앞선 단독 1위다. 더 무서운 건 기복이 없다는 점이다. 그는 헤르타 베를린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든 리그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리그 개막 후 최다 경기 연속골 신기록이다.
지난 시즌 33경기 22골 7도움으로 득점왕에 오른 레반도프스키는 9경기 만에 지난 시즌 전체 득점의 절반을 넘겼다. 독일 레전드 공격수 게르트 뮐러(74)가 1971-1972시즌 작성한 리그 최다골(40골) 기록을 경신할 추세다. 10시즌 동안 215골로 뮐러의 분데스리가 통산 최다골(365골) 기록도 넘본다. 분데스리가도 27일 “레반도프스키는 신기록을 세우지 않고 넘어가는 시즌이 드문 선수”라고 극찬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