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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내년 아카데미서 외국어영화상 넘어 작품상 후보”



‘우리는 봉준호의 디스토피아에 살고 있다’는 제목의 뉴욕타임스 기사. 봉 감독의 얼굴과 영화 ‘기생충’ ‘옥자’ ‘설국열차’ ‘마더’ 등의 장면을 삽화로 함께 실었다. 뉴욕타임스 온라인 캡처


봉준호(50) 감독의 영화 ‘기생충’(포스터)이 미국 현지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객과 평단의 찬사가 이어지면서 아카데미(오스카) 수상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지는 분위기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기생충’을 ‘올해의 영화’로 꼽으며 봉 감독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했다.

신문은 “‘기생충’을 올해의 영화로, 봉준호를 세기의 감독으로 만든 것은 인생을 판타지인 동시에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대단히 은유적이면서도 통렬하게 사실적 묘사를 하는 데 성공한 덕분”이라고 극찬했다.

신문은 또 “‘기생충’은 한국사회 내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켰다. 비슷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미국에서도 봉준호는 소수 마니아가 열광하던 감독에서 세계적인 일류 감독으로 도약했다”고 평했다. 이어 “봉 감독은 ‘평등한 사회를 향한 약속’에 다시 불을 지피는 방식으로 사회적 의식과 오락성을 결합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기생충’은 내년 2월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넘어 작품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NYT는 “‘기생충’은 호러와 풍자, 비극이 혼합된 현대판 우화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나 벌어지고 있는 계급투쟁에 대한 날카로운 교훈을 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봉 감독이 블록버스터적 기법을 이용해 예술영화를 만든다고 말할 수도, 혹은 그 반대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의 진정한 성취는 그런 안이한 구분을 뒤죽박죽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봉 감독 작품의 핵심은 진정성이다. 악의와 게으름, 자기기만의 연대기 속 깜빡이는 따뜻한 인간애가 그것”이라고 했다.

‘기생충’은 앞서 미국 현지 영화매체들에서도 잇단 호평을 받으며 아카데미 수상 전망을 밝혔다. 영화비평매체 인디와이어와 할리우드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기생충’이 시상식 시즌에 매우 특별하고 강렬한 출발을 알렸다”고 평가했다. ‘기생충’은 최근 글로벌 흥행 수익 1억 달러(약 1161억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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