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이 무슨 뜻이냐고 갑자기 물었을 때 자연스레 숙취해소음료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을 테다. 숙취해소음료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컨디션’이 시장에 처음 등장한 게 1992년이었다. 27년 동안이나 ‘컨디션=숙취해소음료’였으니 컨디션하면 짙은 초록색 병 음료가 자연스레 연상되는 게 이상한 일만은 아니다.
씨제이헬스케어가 1992년 처음 출시한 ‘컨디션’은 우리나라에 숙취해소제품 시장을 개척한 제품이기도 하다. 숙취를 북어국, 해장국 등 얼큰하고 칼칼한 음식으로 해결해왔던 문화에 ‘컨디션’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번거롭게 요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힘든 몸을 이끌고 식당을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되고, 먹는 것마저도 간편하니 소비자들의 성원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컨디션’이 나온 뒤 식품업계와 제약업계에서 숙취해소음료를 속속 출시하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1992년 100억원대였던 숙취해소제품 시장은 연 평균 10%씩 성장해 올해는 시장 규모가 2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숙취해소제품 시장에 환, 젤리,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제품군이 등장하고 있는데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숙취해소음료다. 숙취해소제품 10개 중 8개는 숙취해소음료이고 이 가운데 ‘컨디션’의 점유율은 49%에 이른다(올해 상반기 기준).
‘컨디션’은 처음 제품이 시장에 나온 이후 27년 동안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 준 적이 없다. 1992~2018년까지 26년 동안 판매된 컨디션은 6억5000만병에 이른다.
숙취해소음료 시장이 2500억원대 규모로 커질 수 있었던 것은 실제로 숙취를 덜어주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씨제이헬스케어는 숙취해소에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식품업계로는 처음으로 ‘숙취해소 연구센터’를 만들었고, 미배아발효추출물(글루메이트)이나 헛개처럼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소재들을 계속해서 발굴해냈다. 연구개발을 거듭한 결과 ‘컨디션’은 지금까지 6번 업그레이드됐다.
2017년 개발된 ‘컨디션CEO’는 숙취해소와 관련해 특허를 받은 월계수 잎, 자리, 선인장 열매(백년초) 복합추출물이 들어간 프리미엄 제품이다. 2012년에 나온 ‘컨디션환’도 연구센터의 결과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씨제이헬스케어는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히알루론산을 더한 ‘컨디션레이디’를 포함해 총 4개의 제품군을 시장에 내놨다.
최근 가장 각광받는 제품군은 ‘컨디션환’이다. 2012년 출시된 ‘컨디션환’은 크기가 작아 음료보다 들고 다니거나 먹기에 더 편리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히며 20~3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씨제이헬스케어는 ‘컨디션환’으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제품 포장을 스틱 모양으로 만들어 먹기 쉽게 바꿨고, 환 크기는 지름 3.5㎜로 줄였다. 지난해 기준 환 시장은 약 400억원 규모로 빠른 속도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씨제이헬스케어 관계자는 “2030 세대 소비자들을 모으기 위해 시대 흐름에 맞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한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통해 ‘컨디션’이 국내 대표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