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보통 이런 식이다. 안전하다, 단단하다, 절제돼 있다. 최근 볼보자동차를 경험한 느낌을 토대로 여기에 추가할 것들이 있다. 감성적이다, 운전하는 재미도 있다.
볼보자동차 코리아가 지난 8월 중형 프리미엄 세단 ‘S60’ 3세대 모델(사진)을 공식 출시했다. 8년만의 풀체인지다. 적극적으로 운전의 재미를 찾는 새로운 세대를 공략하는 볼보의 전략모델이다.
이 모델의 역사는 꽤 거슬러 올라간다. S60은 1978년 ‘갤럭시 프로젝트’라는 명칭과 함께 약 14년 동안 스웨덴 제조업 역사상 가장 큰 투자로 개발된 ‘850’ 모델을 모태로 한다. 850은 엔진을 가로로 배치한 전륜구동 모델로 1991년 출시 이후 5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총 136만여대가 판매되면서 브랜드를 대표하는 스포츠 세단으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지난달 말 S60과 함께 이틀간 서울에서 인천 영종도 구간, 서울 시내 간선도로와 시내 주행 등을 경험했다. 민첩한 핸들링, 고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주행감이 예상을 뛰어넘었다. ‘스포츠 세단’을 강조하는 이유가 충분해보였다.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인 ‘T5 드라이브-E’와 8단 자동변속기가 만나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35.7㎏.m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240㎞,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하는 시간은 6.5초다.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는 북유럽 스타일의 미니멀리즘을 구현해냈다. 외관은 우선 날렵한 비율에 중점을 뒀다는 게 볼보의 설명이다. 후면엔 ‘토르의 망치’로 대변되는 볼보만의 패밀리룩이 여지없이 적용됐다. 인테리어는 ‘간결함’ 그 자체다. 나뭇결이 살아있는 최고급 천연 소재를 사용해 고급감을 강조했다.
운전자의 감성을 만족시키는 요소는 또 있다. ‘안전은 옵션이 될 수 없다’는 브랜드 철학에 따라 신형 S60은 첨단 안전 시스템인 ‘인텔리 세이프’를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제공한다. 개인적으로는 총 출력 1100W, 15개 스피커로 구성된 영국의 하이엔드 스피커 ‘바워스&윌킨스(B&W)’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압권이었다. 볼보의 고향 스웨덴 예테보리 콘서트홀의 음향 기술을 그대로 적용해 ‘머무르고 싶은 공간’을 만들었다.
가격은 트림에 따라 ‘모멘텀’이 4760만원, ‘인스크립션’은 5360만원이다. 인스크립션 국내 사양을 기준으로 미국 시장보다 약 1000만원 가량 낮은 파격적인 금액이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