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에는 수많은 기적이 있다. 나는 지금도 성경 안에서 이루어진 기적들이 성도의 믿음 안에서도 그대로 이뤄진다고 확신한다. 나 자신이 체험했기 때문에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지금도 홍해는 갈라지고, 지금도 여리고는 무너진다.
하나님은 3000평(9900㎡) 이상의 예배당 대지에서 성도를 섬기는 목회를 원하셨다. 말씀을 받고 선포는 했는데 현실을 보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은 일하고 계셨다.
1997년 대전 서구 관저동에서 두 번째 예배당을 건축하고 1년 반이 지났을 때다. 어느 날 깊은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교회 대지를 위해 기도하라는 말씀을 주셨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기 때문에 3일 금식을 각각 몇 주에 걸쳐서 했다. 물론 물도 마시지 않는 단식이었다. 그리고 성도들에게 선포했다. “하나님께서 성전 대지를 위해 기도하라 하셔서 3일 단식을 몇 주간 들어가겠습니다.” 성도들이 물었다. “목사님, 어디 땅 보신 것 있으십니까.” “아니 없습니다.” “그럼 왜 금식하십니까.” “하나님께서 하라 하시니까 하는 겁니다.”
그렇게 단식을 마치고 3월 하순이 됐다. 관저동 교회 앞에는 50m 도로가 지나고 있었다. 운전을 하지 못했던 때라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녔다. 그날도 50m 도로를 걸어가는데 봄바람이 심술궂게 불었다. 내 발등에 생활정보지 한 장이 걸렸다.
무심코 들어 올렸는데, 땅 공매 코너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가운데 한 번지수가 마치 섬광처럼 꿈틀꿈틀 살아서 움직였다. 곧바로 부동산을 잘 아는 집사님께 전화를 걸었다.
“집사님, 빨리 이곳 상황이 어떤지 알아봐 주세요.” 얼마 후 집사님에게 전화가 왔다. “목사님, 이 땅은 아닙니다.” “왜 안 되는데요.” “주변 부동산 업자들이 말하는데, 이 땅은 건축할 수 없는 땅이라고 합니다. 경매에 나온 지 오래됐는데 아무도 손을 못 대고 있답니다. 지금 성업공사(현 한국자산관리공사)라는 곳에 넘어가 있어 아무나 계약금만 가져가면 계약할 수 있는 땅인데도 사람들이 사지 않는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건축행위 제한구역에 걸려있고 길도 없습니다.” “그래도 그 땅이 어디에 있는지 가보긴 합시다.”
그곳은 교회에서 2㎞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길이 없는 맹지였다. ‘삼미견직’이라는 견직회사가 부도가 나서 경매에 넘어간 뒤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조그만 구멍을 통해 기어들어 갔다. “오, 주여!” 당시 그 땅은 2만826㎡(6300평)나 됐다. 다른 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넓은 땅만 눈앞에 꿈틀거렸다. ‘3000평 이상 예배당 대지를 위해 선포하고 기도했는데, 갑절 이상이라니….’ 땅의 넓이에만 매료돼 다른 것은 보이지 않았다.
‘이 땅이다. 이 땅을 사자!’ 마음을 먹고 그다음 주일 오후 제직들과 함께 땅을 보러 갔다. 그리고 건축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지만 내 마음에 감동이 있으니 그 땅을 사기로 했다. 제직 회의에서도 결정했다. 이제 하나님께서 직접 말씀으로 사인해 주시기를 기다리며 기도하고 있었다. 아침, 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씩 2㎞를 걸어가 그 땅을 돌며 기도했다. “하나님, 이 땅이 하나님이 주신 땅이면 제게 말씀해 주시옵소서, 말씀해 주옵소서.” 하지만 하나님은 좀처럼 응답하지 않으셨다.
믿음의 사람들은 중대한 일을 결정할 때 금식 또는 철야기도를 하며 간절히 기도하는 시간이 중요하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사인해 주시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왜냐하면, 말씀으로 사인해 주시면 하나님의 분명한 약속이기에 반드시 이루신다. 그렇게 기도하는 사이 4월이 됐다. 개나리꽃이 활짝 핀 봄날, 그 화사한 1999년 4월을 잊을 수 없다.
그날도 성전 대지를 돌며 기도하고 있었다. 그때는 충남방적이라는 대전에서 유명한 대규모 공장이 근처에 가동되던 때다. 그 방적공장 쪽으로 가기 전 슈퍼 앞을 지날 때였다. 갑자기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찾아오셨다. 출애굽기 14장 13~14절 말씀이었다.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영원히 다시 보지 아니하리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
홍해가 갈라질 때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선포하신 말씀이었다. ‘홍해를 가르신 하나님께서 전혀 불가능한 이 땅에도 역사하실 것이다.’ 일단 하나님이 말씀으로 내게 확신을 주셨으니 겁날 것이 없었다. 오직 그 말씀만을 붙들고 선포했다. 그리고 2억7000만원 가량 빚을 내서 성업공사에 가 그 ‘약속의 땅’을 계약했다. 주변 땅이 3.3㎡당 300만원을 하던 상황에 그곳은 46만원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교회 중직들이 모여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우리 목사님 이번에도 큰일 벌이셨다. 저 땅은 10년, 20년이 지나도 개발되지 않을 게 확실하다. 그런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 땅을 계약했으니….”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