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가 2020년을 패배로 출발했다. 손흥민(28·토트넘)을 대신할 선수도, 그 없이 100%로 펼칠 전술도 없었다. 원톱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 미드필더 탕기 은돔벨레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순간에 돌아오는 손흥민은 올 초 토트넘의 중심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토트넘은 2일(한국시간) 영국 사우스햄튼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사우스햄튼에 0대 1로 졌다. 토트넘은 시즌 7패(8승 6무·승점 30)째를 당하고 6위에 머물렀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 하한선인 ‘빅4’ 첼시(승점 36)와의 간격은 더욱 벌어졌다.
손흥민의 공백이 컸다. 손흥민은 지난달 23일 첼시와 18라운드 홈경기에서 상대 수비수에게 발길질해 퇴장을 당한 뒤 3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 사이에 토트넘은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상대는 모두 중하위권 팀이었다. 토트넘이 20라운드에서 2대 2로 비긴 노리치 시티의 경우 최하위(20위) 팀이었다.
토트넘의 주제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의 위치인 왼쪽 공격수로 풀백 자원인 라이언 세세뇽, 그의 백업으로 지오바니 로 셀소를 투입한 ‘플랜B’를 가동했다. 이들로 완벽하게 채울 수 없는 왼쪽 진영을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수비수 세르주 오리에가 지원했다. 손흥민은 그동안 이 곳을 혼자 책임졌다. 왼쪽에서 생긴 균열은 공격진과 중원에 부담을 가중했다. 결국 부상자가 나왔다. 이날 전반 24분 은돔벨레가 사타구니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고, 후반 28분 케인이 프리킥 슛 과정에서 햄스트링을 다쳐 교체됐다.
무리뉴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케인이 부상당했을 때 교체할 선수를 선택하는 게 어려웠다. 손흥민이 없어 활용할 선수도 없었다”고 그의 부재에 아쉬움을 표했다.
손흥민은 5일 미들즈브러(2부 리그)와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64강 원정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다. 당장 원톱 공격수 케인의 공백을 떠안아야 한다. 영국 언론들은 “케인이 경기장 밖으로 나가면서 목발을 짚었다”고 보도했다. 케인의 장기 결장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토트넘의 전술은 손흥민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 복귀와 동시에 ‘해결사’의 중책이 손흥민 앞에 놓인 것이다. 마치 지난시즌 손흥민이 케인 없이 팀을 홀로 이끌다시피하며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의 상승세를 가져온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