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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누고 기쁨 주는 것은 예술가 소명”

연예기획사 브랜뉴뮤직 임직원들이 9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트럭에 실린 연탄을 지게로 옮기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사진=송지수 인턴기자


연탄 지게를 지면 한 사람이 지나가도 길이 꽉 찰 정도로 골목은 좁았다. 길옆으로 나무판자와 천막 조각을 덧댄 건물 외벽이 집을 아슬아슬하게 지탱하는 듯했다. 겨울 찬바람이 불어닥친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구룡마을, 집 안 창고마다 겨울 한파를 몰아낼 검은색 연탄이 한 장씩 쌓여갔다.

연예기획사 브랜뉴뮤직(대표 김세환)은 9일 구룡마을에서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연탄 나눔 사회공헌 활동을 했다. 브랜뉴뮤직은 구룡마을에 거주하며 연탄불에 의지해 겨울을 나는 주민을 위해 400만원어치의 연탄 5000장을 후원했다. 이날 봉사활동에 참여한 브랜뉴뮤직 소속 가수 등 임직원 50명은 이 중 연탄 3000장을 15가구에 직접 전달했다.

이들은 각각 지게를 하나씩 메고 연탄 4~7장씩 올린 채 일사불란하게 각 가정에 온기를 전달했다. 지난해 12월 이곳으로 소속사를 옮긴 가수 한동근은 가수 칸토와 함께 신인순(87) 할머니 댁에 연탄을 차곡차곡 쌓았다. 한동근은 “소속사를 옮긴 후 동료들과 함께 봉사로 새해를 시작하니 더욱 뜻깊고 동료애도 돈독해지는 것 같다”면서 “여기 계신 분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37년째 이 마을에 살고 있다는 신 할머니도 이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신 할머니는 “내가 직접 연탄을 사서 쓸 땐 하루 2장밖에 못 써서 새벽에는 냉골이 되곤 했다. 불도 안 들어오는 방에서 자는 56살 된 둘째 아들 생각하면 더 안쓰럽다”면서도 “젊은 청년들이 이렇게 도와주니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고맙다”고 말했다.

예명 라이머로 활동하는 가수 김세환 대표도 연탄을 직접 나르며 이들을 독려했다. 라이머는 “소속사 식구들 모두 봉사활동에 각별한 애정이 있어 새해를 봉사로 시작하는 것을 보람 있어 한다”면서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도 우리가 만든 콘텐츠로 더 많은 이들에게 기쁨과 사랑을 나누며 모두가 행복한 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 행복을 위해 서로를 신뢰하고 배려하며 정직하게 작업하려 한다. 이번 봉사활동도 그런 기본적인 것을 충실히 실천하려는 노력의 작은 시작”이라고 전했다. 이어 “갈수록 편법이 많아지고 거짓됨도 많아지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흔들림 없이 해야 할 일을 하며 묵묵히 우리의 길을 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브랜뉴뮤직은 연탄 봉사 외에도 서울역 근처 동자동 노숙인 마을 내 밥퍼 봉사와 소년소녀 가장을 위한 스키캠프도 지원하고 있다. 소외된 청소년들을 연말 콘서트에 초대하는 등 나눔과 봉사활동을 정례화할 예정이다.

서울연탄은행 문지희 주임은 “연탄 한 장당 5시간 정도 탄다고 보면 하루에 보통 4~5장, 겨울 한 달을 나기 위해선 150장 정도가 필요하다”면서 “골목도 좁고 비탈진 산길을 올라가야 해서 연탄배달업자들도 배달을 꺼리는데 이렇게 봉사활동을 통해 도움을 주면 주민분들이 너무 고마워한다.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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