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차 개그우먼 박미선이 공유 전동 킥보드를 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대형 뷰티 크리에이터 씬님의 도움을 받아 신데렐라 코스프레에도 도전한다. 이처럼 익살맞은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유튜브 채널 ‘미선 임파서블’. 박미선이 1020세대 문화를 체험한다는 얼개의 채널로, 지난 10일 시작해 약 7만명의 구독자를 끌어들였다. 방송인 김구라도 최근 채널 ‘그리구라’를 열고 아들 MC그리(김동현)와 버라이어티 예능을 선보이고 있다.
팬들과 접점을 손쉽게 늘릴 수 있는 유튜브는 연예인들에게 오래전부터 주목받아왔다. 그럼에도 이들의 도전이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는 1인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확연히 보여줘서다. 김구라는 유튜브에 발 들인 적 없던 스타다. 박미선도 개인 채널이 있었지만 큰 이목을 끌진 못했다. 스타들의 유튜브 진출 저변을 크게 넓히고 있는 건 바로 MCN(Multi Channel Network)이다.
거칠게 간추리자면 MCN은 일종의 유튜브형 연예기획사이면서, 제작 PD들을 보유한 콘텐츠 제작사로 볼 수 있다. 대도서관 허팝 등 대형 유튜버들 대부분이 계약을 맺고 있는 MCN은 유튜브가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해 크리에이터들을 지원하는 업체가 필요해지면서 등장한 사업체다. 영상 제작과 관련한 제반 지원은 물론 광고주와의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 유튜버는 “유튜브 특성상 수익이 해외에서 발생하는데, 세금 등 정산을 MCN을 통해 투명하고 편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했다. 전속 계약이 일반적인 연예기획사와는 다르게 MCN은 크리에이터와 회사가 협업하는 파트너십 형태로 주로 운영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최근 연예인과 MCN의 협업 사례가 늘고 있는 건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져서다. MCN은 크리에이터와의 계약에 따라 일부 이익을 얻고, 양질의 콘텐츠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영상 제작과 편집, 마케팅을 병행하기 어려웠던 연예인들로서는 콘텐츠 제작·유통 노하우를 갖춘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셈이다.
대표적으로는 국내 최대 MCN 중 하나인 ‘다이아 티비’가 있다. 1400여개(팀) 크리에이터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CJ ENM의 1인 창작자 지원 사업으로, 미선 임파서블도 박미선과 해당 MCN이 손잡고 선보인 채널이다. 다이아 티비 황상준 크리에이터 사업팀장은 “디지털 채널은 이제 셀럽이 개인 브랜딩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 됐다”며 “오랜 콘텐츠 제작 경험을 갖춘 곳의 도움을 받아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게 스타들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구라도 게임 크리에이터 도티 등이 속한 MCN 기업 ‘샌드박스 네트워크’가 기획·제작을 맡은 콘텐츠다.
한층 낮아진 유튜브 진입장벽 덕에 연예인들의 유튜브 진출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다이아 티비는 가수 솔라(마마무) 윤보미(에이핑크), 방송인 강유미 이수근 등과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어 최근 가수 전효성, 방송인 조나단과 추가로 계약을 맺었다.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현재 약 94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방송인 유병재의 유튜브 채널 촬영과 편집, 운영을 돕고 있다.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