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으로 ‘기생충’이 호명되자 연단에 올라 처음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기생충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의 곽신애(52·사진) 대표였다. 곽 대표는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곽 대표는 과거 인터뷰에서 “나는 그저 (기생충의) 서포터였을 뿐”이라고 말한 적 있지만 영화계 안팎에서는 그가 기생충 성공의 일등공신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봉준호 감독은 과거 그를 “집안의 큰엄마이자 이모”라고 치켜세우기도 했었다. 곽 대표는 봉 감독이 2015년 4월에 건넨 15쪽짜리 기생충 시놉시스를 보고 흔쾌히 제작에 뛰어들었으며, 영화가 만들어지는 내내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오스카 레이스’가 본격화된 지난달부터는 미국에 머물며 봉 감독과 함께 각종 시상식에 참석하며 얼굴을 알렸다.
곽 대표는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로도 유명하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그는 영화잡지 ‘키노’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제작사 청년필름 LJ필름 등지에서 기획자나 마케터로 일했다. 영화 ‘해피엔드’ ‘여자, 정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이 그의 손을 거친 작품들이다.
영화 ‘친구’를 연출한 곽경택 감독이 그의 오빠이고, 남편은 ‘은교’ ‘침묵’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이다.
박지훈 기자